“중국기업 독주를 막아라”…재편 나서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

“중국기업 독주를 막아라”…재편 나서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시장

2025년 1~2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수요 54% 급증
중국 기업, 시장 점유율 90%로 독주…한·일 업체는 하락세
공급망 다변화·프리미엄 분리막 경쟁 본격화, 글로벌 판도 재편

기사승인 2025-04-17 06:00:10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제공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분리막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독주가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분리막의 총 적재량이 약 1920백만㎡(Mil m²)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27% 증가한 618백만㎡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면서 리튬이온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을 좌우한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과 고성능 배터리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분리막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팽창 중이다.

올해 초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상위권을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했으며, 자국 내 전기차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외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여전히 높지만, 일본의 Asahi Kasei, Toray와 한국의 SK IE Technology(SKIET), WCP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23년 1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5년 1~2월 기준 전체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같은 중국 기업의 독주 현상은 글로벌 분리막 시장의 경쟁 구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배터리 제조사들의 생산 전략 변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완성차 제조업체(OEM)들이 배터리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분리막 업체들도 현지 생산 거점을 적극 확충하는 추세다. 한국과 일본 기업은 유럽 및 북미 중심으로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중국 기업들 또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의 공급망 규제 강화에 따라, 비(非)중국계 분리막 공급망 구축이 전략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대형화 및 고출력화 트렌드도 분리막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배터리 셀 크기가 커지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질수록 고품질, 고내구성 분리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의 확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한,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완성차 기업들과 지역별 맞춤형 배터리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분리막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생산 전략 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SNE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분리막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며 “향후 배터리 기술 변화와 완성차 업체(OEM) 전략 변화에 따라 분리막 시장의 경쟁 구도도 지속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분리막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뿐 아니라 품질 및 안전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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