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3일 허석곤 소방청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비상계엄 당시 지시 전달 경로와 구체적인 내용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발령 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시행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34분께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조치 상황 등을 확인했고 3분 뒤 허 청장에게 전화해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에 경찰이 투입될 예정이니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내용은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도 전달됐다.
이 차장은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청에 잘 협력해주라고 반복 요청했다. 허 청장도 황 전 본부장에게 재차 전화해 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행정안전부, 허 청장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황 전 본부장을, 22일에는 이 차장을 각각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게 오는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 전 장관은 해당 지시에 관여한 바 없으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그런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