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트럼프, 대미투자 4000억불 요구할 수도…조선업 카드 내밀어야”

홍익표 “트럼프, 대미투자 4000억불 요구할 수도…조선업 카드 내밀어야”

美, 한국에 3000억~4000억불 투자 등 요구 예상…일본이 기준점될 듯

기사승인 2025-07-29 10:33:42 업데이트 2025-07-29 12:24: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준비제도 공사 현장을 방문한 공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미 관세 협상을 앞두고 우리나라도 미국에 4000억불 정도를 제시해야 관세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 전 원내대표는 29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다음달 1일 예정된 한미 상호 관세 협상에 대해 “우리나라 측이 준비한 선물 꾸러미가 최소 3000억~4000억불 가까이 돼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만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일 통상 협상을 보면 우리나라에 사실은 그만큼을 준비하라는 의미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똑같이 25%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았던 일본이 지난 22일 미국과 투자 합의 후 15% 관세율만 적용받기로 한 데 따른 분석이다. 일본은 자동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품목관세도 15%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다만 일본은 제약, 조선 분야 등에 5500억달러(약 760조원)의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대규모 군사 장비를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원내대표는 “일본이 협상을 잘했느냐 못했느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반 관세를 15%로 낮췄고, 자동차 판매가 최대 시장인 일본이 자동차·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도 많이 낮췄다”며 “우리나라도 동일하다. 자동차와 반도체가 미국 수출의 핵심인데, 일반 관세율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품목별 관세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협상안이 우리 정부에 대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미국도 일본에 준한 협상안을 우리한테 요구할 것”이라며 “일본이 5500억 불의 사실상 ‘선물’을 주면서 일반 관세를 25%에서 15%로 끌어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통상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대체로 통상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4000억불 정도를 제시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게 현실적인 얘기”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산업군에 대해서는 조선업이 효과적인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선업 카드는 미국의 조선업을 현대화해 주는 조건으로 먼저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미 해군 함정 수리 개보수(MRO) 등을 제시했다.

그는 “조선 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면서 노동지배학적 산업이다. 노동자들이 직접 ‘땜질’을 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높은 인건비 등으로) 조선 산업 자체가 붕괴돼 있어 조선업 협력 카드는 우리로서는 매우 효과적인 카드”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인도와 통상 합의 중인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판매와 관련해서도 우리 조선업의 힘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미국은 인도 등에 LNG 가스를 팔기 위해 LNG선이 필요한 상황인데, LNG선을 가장 좋게 빨리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인도와 일종의 삼각 협력도 가능하다. 우리로서는 비용(관세 등)을 낮추면서 농산물 개방에 대한 압박도 낮추는 효과적인 카드로 가장 유력한 게 조선업 협력”이라고 내다봤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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