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각종 여론조사와 정치권의 전망은 초접전 양상과 함께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거 예측 모델들조차 민주당 승리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였다.
이 결과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선거였다는 점, 서울 부동산에 대한 민심이 반영됐다는 점,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민주당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정원오 후보는 왜 졌을까.
그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운가’가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후보들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전면에 내세웠다. 물론 집권 초반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략이다. 문제는 그것이 전략의 전부가 됐을 때 나타난다.
유권자는 대통령의 측근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책임질 단체장을 뽑는다. 대통령과의 친분은 보조적일 뿐 본질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자신의 경쟁력과 정책, 지역 비전보다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배경에는 민주당의 경선 구조도 있다. 현재 정당 경선은 일반 시민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기 쉽지 않다. 전화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고, 정치에 관심이 높은 적극 지지층의 의견이 과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당내 조직력이 강한 후보가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외부 경쟁력보다 당내 네트워크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고, 본선 경쟁력보다 경선 경쟁력이 우선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경선에서 통하는 방식이 본선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착각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선거는 지지층만으로 치르는 것이 아니다. 중도층과 무당층, 심지어 반대 진영 일부의 선택까지 받아야 승리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잘 보여주는 정치인이다. 그는 강력한 지지층을 보유했지만 동시에 강한 반대층도 존재한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했고, 최근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후보 한 명의 패배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이 경선에서 승리하는 정치와 본선에서 승리하는 정치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 선거였다. 오세훈 후보가 새로운 정치 실험을 보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유권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민주당이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결국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기도 하다. 당원을 설득하는 방식과 국민을 설득하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