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25년 행정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국가공무원은 총 1만910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1만704명(56.0%), 여성은 8401명(44.0%)으로, 1994년 육아휴직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남성 사용자가 여성보다 많았다.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은 최근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528명에 불과했던 남성 국가공무원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만 명을 넘어서며 약 7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공직사회의 일·생활 균형 정책 확대와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공직문화 개선의 성과로 보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저연차 공무원 처우 개선과 함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조직문화 확산이 공직 이탈 흐름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간 부문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심리적·조직적 장벽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4일 공개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일반적 지지율은 81.4%로 높게 나타났지만 실제 남성 동료에게 육아휴직 사용을 권장한다는 응답은 46.4%에 그쳤다.
특히 남성 동료에게 3개월 이하의 단기 육아휴직을 권장한다는 응답이 30.2%로 나타나 장기 휴직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실제 동료가 휴직을 사용할 때는 개인의 업무 부담 증가,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 성과 압박 같은 구체적 비용을 인식하면서 지지가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 부담 증가와 인력 공백 우려가 남성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하며, 휴직으로 인한 공백을 보완할 체계적 지원과 성 역할 고정관념을 완화하는 조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직 유형에 따른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공공기관 근로자들이 민간기업 근로자보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에 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는 조직 규모와 인력 운용 여건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정부는 민간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 장치를 강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 지급되던 ‘업무분담 지원금’의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앞으로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 연속 사용한 근로자의 업무를 동료에게 분담시킨 사업주에게도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는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 공백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오는 8월20일부터 시행되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에 맞춰 급여 지급 기준도 손질된다. 기존에는 30일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2주 단위의 단기 육아휴직에도 사용 일수에 비례해 급여가 지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남성 근로자들의 육아휴직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유연한 돌봄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가 개별 조직의 자율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법·제도 정비와 재정 지원, 기업 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함께 추진해야 실질적인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업 내부의 수용성을 높이는 문화적 변화가 병행될 때, 남성 육아휴직은 공직사회를 넘어 민간 전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