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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지어야 한다”면서…LH 사장은 8개월째 공석 [데스크 창]

“닥치고 지어야 한다”면서…LH 사장은 8개월째 공석 [데스크 창]

승인 2026-07-02 10:48:51 수정 2026-07-02 10: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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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경제부장
조계원 경제부장
“전쟁은 시작됐는데 장수가 없다”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을 보면 이러한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강조한다. 시장 상황도 그만큼 급하다. 그런데 정작 공급 최전선에 서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장은 8개월째 비어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6월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 “닥치고 (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이례적으로 나온 거친 발언이지만 뜻은 분명하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잡으려면 결국 주택 공급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 곳곳에서는 공급 부족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6월 넷째 주 기준 72주 연속 상승했다. 매매가격은 한 주 만에 0.30% 올랐다. 2주 만에 상승폭도 다시 확대됐다. 전셋값 상승률은 1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2370가구에서 올해 1만7210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에는 1만3019가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만에 입주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신규 입주 아파트가 줄면 전세 매물 공급도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수도권 주택시장을 금융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확대와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 증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집값 상승이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금융 안정을 가로막는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외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노원·도봉·강북은 물론 중랑·성북 등 서울 중저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 호재와 교통 개선 기대가 겹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최근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집값 상승세가 서울을 넘어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해법은 정부도 알고 있다. 김 실장의 “닥치고 지어야 한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공급을 실제로 책임질 조직의 리더십이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LH는 지난해 10월30일 이한준 전 사장이 사임한 이후 8개월 넘게 사장 공석 상태다. 한 차례 사장 공모 절차마저 무산됐다. 현재 LH는 직무대행의 직무대행이 회사를 이끄는 들어보지도 못한 ‘대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국가 최대 공공 디벨로퍼가 장기간 임시 체제로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은 정부가 LH의 역할을 오히려 확대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민간에 매각하려던 수도권 공공택지 공동주택용지를 LH 직접 시행 방식으로 전환했다. 민간에 맡기기보단 공공이 직접 공급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결국 공급 확대의 키는 LH가 쥐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조직에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장이 없다. 물론 LH에 사장이 없다고 해서 사업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 확대를 위해 속도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대규모 택지 개발, 신규 사업 결정, 조직 개편, 정부와의 정책 조율, 민간 협력 확대 같은 굵직한 사안은 최고경영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공급이 부족한 시대에 공급 기관의 수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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