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5)
SK하이닉스 ADR 상장 D-1…첫날 상승률보다 중요한 건 ‘가격 전이’

SK하이닉스 ADR 상장 D-1…첫날 상승률보다 중요한 건 ‘가격 전이’

美 프리미엄, 국내 본주로 이어질지 주목
증권가 “추격매수보다 상장 후 흐름 확인 필요”

승인 2026-07-09 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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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급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급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미국 나스닥 상장을 하루 앞둔 SK하이닉스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과 공모 흥행, 최근 반도체주 조정이 맞물리며 주가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상장 자체보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되는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얼마나 전이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ADR 거래를 시작한다. 이번 ADR은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하는 구조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ADR 발행 물량에는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30% 오른 2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상장 자체보다 ‘ADR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전이될 수 있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ADR이 국내 주식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프리미엄이 한국 증시에서도 그대로 반영될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같은 기업이라도 ADR과 본주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를 활용한 차익거래(아비트리지) 전략이 가능하다. 실제로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ADR 매수-한국 본주 매도’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에서 ADR이 국내 주식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하락을 예상한 것이 아니라 두 시장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상대가치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ADR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에는 대체로 공감한다. 다만 그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ADR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국내 본주도 같은 수준까지 오를까. 증권가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환율과 ADR 교환비율을 반영한 이론가격보다 미국 ADR이 더 비싸게 거래된다면 한국 본주를 매수하고 미국 ADR을 매도하는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이런 거래가 반복되면 두 시장의 가격 차이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데 예탁 절차와 발행 한도 등 제약이 있어 차익거래를 원하는 만큼 반복하기 어렵다. 때문에 미국 시장의 공급이 제한되면 ADR 가격이 이론가격보다 높은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TSMC다. TSMC의 미국 ADR은 대만 본주보다 평균 17~20% 가량의 프리미엄을 형성해 왔다. 같은 회사인데도 미국 투자자들이 더 비싼 값을 지불한 셈이다.

미국 투자 수요는 많지만 ADR 공급은 쉽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만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과정에 규제와 물량 제한이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미국 시장에서는 ‘희소성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즉, 미국 시장의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지만, 반대로 미국 시장에만 프리미엄이 머물 경우 기대감은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이번 ADR 발행이 대규모 신주 발행 성격을 띠는 만큼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부담도 단기 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ADR과 본주의 가격 차이 △외국인 수급 △대차잔고 변화 △신주 발행에 따른 수급 부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전 포인트는 첫날 상승률 자체가 아니라 미국에서 형성된 가격이 한국 본주로 전달되는지 여부”라며 “최근 주가 조정 과정에서 ADR 관련 기대와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장 이후 가격 전이와 대차잔고 변화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보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TSMC 사례처럼 미국 ADR과 한국 본주가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와 AI 메모리 시장의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ADR뿐 아니라 한국 본주도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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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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