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이 고장 난 유전자 스위치를 정상으로 되돌려 간에 쌓인 지방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근본 치료 기술을 규명했다.
생명연 노화융합연구단 김미랑 박사팀은 MASLD 핵심 원인으로 DNMT1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면 간에 쌓인 지방과 염증, 섬유화가 함께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으로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지방간염(MASH), 간 섬유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 100여 명의 간 조직 데이터를 분석해 DNMT1 발현이 증가할수록 질환이 악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DNMT1은 세포 분열 과정에서 DNA 메틸화 패턴을 유지하는 효소로, 유전자의 작동 여부를 결정하는 유전자 스위치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DNMT1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간 보호 유전자인 PCK1의 프로모터에 메틸기를 붙여 유전자 스위치를 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때문에 간세포의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전사인자인 HNF4α와 PPARα가 유전자에 결합하지 못했고, 지방을 분해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유전자들의 발현도 억제됐다.
그 결과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됐다.
또 연구팀은 DNMT1 억제제 Aza-TdC를 지방간 마우스 모델에 투여해 치료 가능성을 검증한 결과, 과도한 DNA 메틸화가 줄어들면서 억제됐던 유전자들이 다시 활성화했다.
간에 축적된 지방과 염증, 섬유화가 모두 감소했고 간 기능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불포화 지방산 축적과 지질 생합성 관련 유전자 발현도 함께 억제돼 간 내 지방 축적이 줄어드는 과정도 확인했다.
아울러 CRISPRon/off 후성유전 편집 기술을 활용해 PCK1 유전자 프로모터의 메틸화 정도가 유전자 발현을 직접 결정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PCK1의 메틸화가 증가하면 지방 생성 유전자인 SCD1, FASN 등의 조절에도 영향을 미쳐 지방간이 악화한다는 기전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팀은 지방간질환이 단순한 지방 축적이 아닌 유전자 조절 시스템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 관리나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치료와 달리, 고장 난 유전자 스위치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후성유전적 재프로그래밍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질환의 원인을 직접 제어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메틸기 같은 화학적 표지를 이용해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현상을 연구한다.
김 박사는 “지방간질환 발병을 단순한 대사 이상이 아닌 환경과 습관이 유전자 작동 방식에 남긴 후성유전학적 이상으로 새롭게 해석한 결과"라며 ”근본 원인을 직접 제어하는 혁신적인 만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연 손현암 박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고한용 박사과정과 안태현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DNMT1 Facilitates the Progression of MASLD by Impeding Transcription Mediated by HNF4α and PPARα)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