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 강호순 어떻게 잡혔나

연쇄살인마 강호순 어떻게 잡혔나

기사승인 2009-02-04 16:58:01
[쿠키 사회] 연쇄살인마 강호순(38)의 검거에는 CCTV 수사, 현장감식, 자백을 받아낸 경찰관 등 이번 사건해결의 큰 공과를 세웠다.

특히 경찰은 CCTV 수사가 강을 검거하는데 주요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강의 7번째 희생자인 군포 여대생 A(21) 씨를 납치해 이동하는 중요자료가 포착됐다.

맨 처음 지난해 12월19일 군포보건소 앞에서 실종된 A씨의 검거를 위해 다음날인 20일 경기경찰청 수사본부가 안산상록경찰서에 차려졌다.모든 형사들이 군포 관내 범인도주예상도로 등 주요도로 CCTV 수사에 모든 경찰서 수사인력이 동원됐다.안산상록경찰서 형사과 고혁수 경위(지역형사1팀장)도 반월저수지, 팔곡동 등 수인산업도로와 건건동 등의 방대한 CCTV녹화테이프 20여개(전체 310개중)를 확보했다.이날 부터 팀원들과 10여일동안 밤낮으로 테이프를 돌려가며 분석에 나섰다.통과차량 169대를 일일히 차량넘버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팀원들사이에서 ‘눈 영양제를 사 먹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힘든 분석을 벌였다.

이 분석자료중 강이 범행 당일 에쿠스승용차를 타고 통과하는 자료가 확보됐고, 자료는 수사본부에서 CCTV 전담수사팀을 맡은 경기청 광역수사대팀에 넘겨졌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강 의 연쇄살인행각은 종지부를 찍었다.

과학수사도 큰 몫을 해냈다.강은 여죄를 부인했지만 눈으로 식별이 어려울 만큼의 얼룩이 강의 입을 열게 했다.

경찰은 강의 검거가 있은 후 수원시 당수동에 위치한 강의 축사에 대한 수색에 나섰다.안산상록서 과학수사팀 윤광휘 경사를 비롯해 경기청 과학수사대 감식팀 대부분이 현장에 투입됐다.윤 경사팀은 축사에 있던 리베로 차량 조수석에서 강의 웃옷을 발견 정밀분석에 나섰다.눈으로도 식별이 어려울 만큼의 혈흔(불과 10억분의 1g)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분석을 의뢰했다.

29일 오후 국과수로부터 지난해 11월 축사인근에서 실종된 김모(48·주부)의 DNA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되자 강은 그동안 부인해 오던 김씨의 살해사실을 밝혔지만 다른 범행은 극구부인했다.

다음은 강의 추가연쇄살인 범행을 밝혀낸 경기청 광역수사대 한춘식 경사가 맡았다.완강히 증거를 대보라며 범행을 부인하던 강은 당수동에서 실종된 김 씨의 범행도 부인해왔지만 DNA일치로 범행을 더 이상 부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범행은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30일 새벽 2시쯤 강은 심경의 변화를 느낀나머지 자신과 일면식이 많던 한 경사를 불러달라고 했다.먼저 강은 한 경사를 상대로 탐색전을 벌였다고 한다.자신에 대해 얼마나 아느지 넌지시 떠 보기도 하고 딴소리도 하는 등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그러다 체념한 듯 1시간여동안 범행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사본부는 곧바로 강이 사체유기장소로 지목한 곳을 찾아나섰고, 사체발굴과 함께 2년여동안 7번째의 실종사건이 강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임이 확인됐다.

한 경사는 “강은 평상시 대화를 하다보면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일단 흥분상태가 되면 충동 조절 능력이 없고,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해 죄의식을 못 느끼는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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