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라이프] 최고 테크니션을 키운다…한국폴리텍대

[에듀라이프] 최고 테크니션을 키운다…한국폴리텍대

기사승인 2009-06-02 17:56:01


[쿠키 사회] “여학생으로서 힘든 점요? 체력이 달릴 때도 있지만 원했던 공부를 하고 있는 만큼 보람이 더 커요.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팔방미인이 될 겁니다.”

조수영(20·여)씨는 한국폴리텍Ⅲ대학 강릉캠퍼스에 개설돼 있는 산업잠수학과의 홍일점이다. 지난 2월 전남 구례고를 졸업한 뒤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이 대학에 진학했다. 산업잠수학과는 해양구조물 설치나 수중로봇운영, 수중초음파 탐지 등의 기술을 가르치는 학과다.

스킨스쿠버가 취미인 아버지를 따라 조씨가 바다 속에 처음 들어간 것은 2002년. 그는 “바다 속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지난해 4월엔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말했다. 현재 수중촬영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는 조씨는 “폴리텍대는 이론이 아닌 실기 위주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며 “요즘도 1주일에 3일은 물 속에서 용접이나 수중촬영 기술을 배운다”고 전했다.

◇80%를 웃도는 취업률…기술자 사관학교= 경제한파로 청년실업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도유망한 ‘기능 엘리트’를 길러내는 한국폴리텍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06년 3월 전국에 있는 24개 기능대학과 19개 직업전문학교가 통합되면서 출범한 폴리텍대는 현재 11개 대학 27개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2년제 산업학사 학위 과정과 1년 과정의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폴리텍대가 배출하는 기술자의 수는 매년 1만여명에 이른다.

폴리텍대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높은 취업률이다. 지난 2월 졸업생 중 산업학사 학위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취업률은 84.5%에 달했다. 1년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취업률 역시 86.7%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 때문에 이미 고등교육을 마친 일반인들로부터도 폴리텍대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 34%였던 신입생 중 전문대학 이상 학력자 비율(산업학사 학위 과정)은 해마다 증가해 올해에는 44%까지 치솟았다.

여타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교육프로그램 역시 학교의 유명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장 중심형 인재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FL(Factory Learning) 시스템’이 대표적인 경우다. 산업학사 학위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은 2년 동안 방학 기간을 이용해 1년에 2개월은 기업으로 출근해 ‘현장의 노하우’를 습득한다.

폴리텍대는 또 학생들의 완벽한 현장 적응과 원활한 취업을 위한 ‘교수기업전담제’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기업전담제란 교수 1명 당 전공 분야 기업 10여곳을 맡아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에 대한 의견을 수렴, 이에 맞춰 교과 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다.

◇눈길 끄는 이색학과들= 550여개에 달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학교인 만큼 이채로운 학과도 많다. 예컨대 의생명동물과는 신약개발 등에 있어 필요한 실험 동물을 생산·관리하는 기술자를 양성해내는 학과다. 지난해 신설된 의생명동물과에서는 ‘동물 실험 기술’, ‘동물 질병관리’, ‘실험동물의 복지와 윤리’ 등의 이론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개념을 잡아준 후 실험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연세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3월 의생명동물과에 입학한 이준호(26)씨는 “아무리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요즘 현실”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폴리텍대가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돼 입학했는데 막상 수업을 받아보니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직업교육훈련 과정에 있는 의용공학과와 반도체표면처리과 역시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색학과라 할 수 있다. 의용공학과는 매년 60명의 의료기기 전문가를 양성해내는 학과다. 학교 측은 의용공학과 졸업생 취업률이 매년 거의 10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표면재질을 개선하는 공정기술을 익히는 반도체표면처리과도 폴리텍대 만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학과다.

◇저렴한 등록금…폴리텍대 입학은 어떻게= 폴리텍대는 2010학년도 산업학사 학위 과정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해 7967명(정원 외 특별전형 20% 포함)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학생부, 수능 및 면접 점수를 통해 당락을 결정하며 실업계 고교 졸업(예정)자나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은 학생부 평가 및 면접을 통해 진행한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15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훈련 과정은 학력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면접·신체검사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모집정원은 주·야간을 합해 6996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국가 보훈 대상자 등을 우선 선발한다. 여성 지원자에게는 가산점을 준다.

산업학사 학위 과정을 듣는 학생이 내는 학기당 등록금은 120여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1년짜리 직업교육훈련 과정의 경우엔 등록금이 전액 무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뭔데 그래◀ 서울광장 봉쇄 적절한가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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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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