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시달리는 아이,어떻게든 ‘신호’ 보내”

“학교 폭력 시달리는 아이,어떻게든 ‘신호’ 보내”

기사승인 2009-07-15 17:03:01


[쿠키 사회]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어떤 방식으로건 부모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부모님들은 그 신호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지난 9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만난 조정실(51)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학가협) 회장이 거듭 강조했던 대목이다. 그가 말한 ‘신호’는 아이가 갑자기 용돈을 많이 달라고 하거나 전학이나 자퇴를 원하는 경우다. 이같은 징후를 포착하고도 그저 ‘사춘기라서 그러겠거니’라는 식으로 생각했다가는 자녀가 평생 씻을 수 없는 학교폭력의 상흔을 입게 된다고 조 회장은 설명했다.

‘학교폭력 예방의 전도사’로 불리는 조 회장이 학가협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0년 8월. 그해 4월 조 회장은 당시 중2였던 딸이 친구들로부터 금품갈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해 학생을 야단쳤다가 되레 딸이 보복폭행 당하는 일을 겪었다. 딸은 닷새 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이후 4년 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엄마, 난 엄마가 나를 지켜주는 정승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를 지켜주지 못했어.”

그 사건 이후 조 회장은 수도 없이 딸의 원망을 들었다. 조 회장은 이같은 얘기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하게 되면 곧바로 가해 학생 부모를 만나 싸우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담임교사, 가해 학생 부모와 ‘삼자대면’을 해서 가해 학생 측에게 확실한 책임을 요구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각서’를 받아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조언이었다.

이달 말 조 회장은 지난 9년 간 학교폭력 현장을 발로 뛰며 느낀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은 ‘학교폭력 대처 매뉴얼’(가제)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 회장은 “책이 팔리면 수익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는 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뭔데 그래◀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김연아 아이스쇼 파문, 어떻게 보십니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