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7전 8기’ 비스트…가요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날개짓

[쿠키人터뷰] ‘7전 8기’ 비스트…가요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날개짓

기사승인 2009-11-05 17:41:00

"[쿠키 연예] 유명 그룹의 멤버가 될 뻔했다. 데뷔 무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기간만 해도 4~5년이다. 수천 번 넘어졌지만 수만 번 일어나는 연습을 하며 절치부심했다. 쓴맛 단맛 다 본 여섯 멤버들이 상처를 딛고 뭉쳤다. ‘아시아의 소년들 세상에 우뚝 서다’(Boys of East Standing Tall)라는 뜻을 품은 ‘비스트’(Beast)로. 긴 기다림 끝에 첫 발을 내딛은 여섯 남자를 만났다.

데뷔 무대…그 감격스러움이란

비스트는 지난달 15일 뜻 깊은 데뷔 무대를 가졌다. 오랜 시간의 노력이 열매를 맺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데뷔 쇼케이스에서 감미로운 노래로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현란한 춤과 파워풀한 무대 매너는 그룹 2PM의 데뷔 시절을 연상케 했다. 생애 첫 무대 어땠을까.

“데뷔 무대를 가지면 어떤 느낌일까 무척이나 궁금했죠. 첫 무대를 마쳤다는 감격에 휩싸여 멤버들끼리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지 않을까 상상도 했고요. 그런데 막상 무대가 끝나고 나니 환희의 순간도 잠시, 미흡한 모습들이 떠올라 아쉬움이 더 크게 와닿더라고요.”(윤두준·20)

“다들 어렵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기에 첫 무대의 소중함이 컸어요.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지만 무대에 서니 생각했던 만큼 표현이 잘 되지 않아 속상한 마음도 들었고요. 리허설부터 무대를 마치기까지 팬들을 기다리며 긴장했던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장현승·20)



실력으로 승부하는 그룹 될게요

하루에도 수많은 신인들이 가요계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란 쉽지 않다. 그에 비하면 비스트는 행운아다. 케이블 채널 MTV 성장 다큐멘터리에 출연할 기회를 얻어 다른 신인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비스트는 아이돌 그룹 홍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력으로 승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데뷔 앨범 타이틀곡 ‘배드 걸’(Bad girl)과 첫 번째 트랙 ‘비스트 이즈 더 베스트’(Beast is the B2st)를 공동 작사했다. ‘배드 걸’은 안무에도 참여했다. 멤버 용준형은 전곡 랩 메이킹으로 그룹의 위상을 높였다. 비스트는 세세한 것들도 서로 상의하며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수록곡 ‘오아시스’와 ‘아직은’을 들으면 비스트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춤만 잘 추는 퍼포먼스 그룹에 그치지 않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발라드 장르도 능숙하게 소화했다.

“비스트라는 그룹명답게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그룹이 되려고 합니다. 무대에서는 폭발적 에너지를 쏟아내고 노래로는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는 내실이 탄탄한 그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쓰러지고 넘어져도…열정으로 뭉친 비스트

비스트의 성공적 데뷔를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장현승은 그룹 빅뱅의 멤버였다가 최종 탈락했고, 윤두준은 그룹 2PM과 2AM이 배출됐던 케이블 채널 Mnet ‘열혈남아’에 출연했으나 쓴잔을 마셔야했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 중인 이기광(19)은 올해 초 AJ라는 이름으로 솔로 데뷔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 했다. 용준형(20), 양요섭(19), 손동운(18)은 연습생으로 4~5년을 보냈다. 이들은 매일 부정적 시선과 싸웠다.

“멤버 모두 비스트로 합류하기 전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았어요. ‘이대로 가수 인생이 끝날 수 있겠다’ 절망하기도 했죠. 힘들고 비참했던 순간들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의 멤버들을 만나기 위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고 생각해요. 아픔이 있는 우리들을 끌어안아준 회사 식구들에게도 감사드려요.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들로 격려해주시죠. 믿고 지켜봐주시는 사람들의 격려가 있기에 큰 힘을 얻습니다.”(용준형)

“결과적으로 ‘빅뱅 출신 연습생’이라는 꼬리표는 저에게 약이 됐어요. 처음에는 탈락의 아픔을 털고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지만요. 빅뱅 멤버들이랑 연습했던 경험 자체가 소중했고요. 3년이 지난 지금 비스트로 다시 일어섰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기운을 얻습니다.”(장현승)

“사회의 시선에서 볼 때 우리들은 ‘실패자’로 불릴 수 있지만 무엇보다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아픔을 겪고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데뷔할 수 있었고요. 지금은 모든 것들이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윤두준)

아픔을 딛고 일어선 자만이 결과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낙오자’라고 무시할 때에도 야구를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들처럼 비스트에게도 ‘좌절’은 없다. 열정으로 뭉친 여섯 남자들이 가요계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 지 기대해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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