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코미디언협회가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의 개그맨 비하성 발언에 대해 공식 대응하기로 결정하고 수위 조절을 위한 내부 논의에 돌입했다.

코미디언협회 엄용수 회장은 21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진 의원의 발언은) 개그맨이라면 난잡하고 호들갑스럽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선후배 코미디언들의 의견을 들은 뒤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인 김미화씨가 KBS ‘다큐멘터리 3일’ 내레이션을 맡았던 일과 관련해 “KBS와 같은 공영방송 다큐 프로그램에, 물론 담당PD가 판단할 사항이지만 연예인, 그것도 개그맨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발언해 개그맨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엄 회장은 이에 대해 “천안함 사건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운데다 지방선거까지 다가오고 있어 협회 차원에서 섣불리 대응하기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번 발언은 코미디언 전체를 무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어떻게 됐든 우리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회장은 이어 천안함 정국에서 유독 코미디언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위에서 토크 너무 웃기게 하지 마라, 난잡스럽게 하지 마라, 옷 단정히 입어라 등의 요구를 한다고 들었다”며 “코미디는 안되고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골프 등은 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이런 호소를 할 곳조차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진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이 왜곡돼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KBS 임원회의가 김씨의 내레이션을 문제 삼자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비판했는데, 나는 김씨가 해당 프로그램에 어울리는지는 담당PD가 판단해야할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KBS 내부에서 김씨의 호흡과 발음이 작위적이어서 다큐멘터리 3일에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김씨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김미화씨는 “(진 의원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뭐라고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