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티아라 은정 “인기요? 대시하는 남자연예인 한 명도 없어요”

[쿠키人터뷰] 티아라 은정 “인기요? 대시하는 남자연예인 한 명도 없어요”

기사승인 2010-07-06 16:29:01

"[쿠키 연예]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노래 ‘거짓말’과 ‘보핍보핍’(Bo peep Bo peep)이 연이어 터지면서 스타덤에 오른 여성 6인조 그룹 티아라. 리더 함은정은 긴 생머리를 자르고 노래 ‘너때문에 미쳐’로 섹시 매력을 발산해 1년 만에 ‘핫한’ 걸그룹 멤버로 급성장했다. 인기 급상승으로 SBS 월화 미니시리즈 ‘커피하우스’ 여주인공 자리를 단숨에 꿰찼고, 현재는 까칠한 소설가 ‘이진수’(강지환)의 어설픈 비서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해가는 ‘강승연’ 역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수이자 연기자로 순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하루 2시간을 쪼개 새우잠을 잘 만큼 각종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는 은정. 스케줄 강행군을 펼친다는 것은 그만큼 각광받고 있다는 방증인지라 “요즘 인기 실감하냐?”고 물었다. “조금은요”라는 대답을 기다렸던 기자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골똘히 생각에 잠긴 후 나온 첫 마디는 “잘 모르겠다”였다. 인터뷰가 진행된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 주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어머 은정이야’라고 소곤거렸지만, 정작 본인은 인기를 체감하기 힘들다며 손사래를 쳤다.

“‘요즘 인기 많은 것 같은데 어떠냐’고 물어보시는데 분들이 있는데 솔직히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게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바쁘게 산다는 건 제가 살아있다는 증거니 기쁘고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진 피부로 와 닿지 않아요.”

‘커피하우스’ 속 ‘승연’의 순진무구한 행동을 보면 반하지 않을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작게 소곤거리듯 ‘앙앙’거리는 말투도 귀엽다는 평이 꽤 많다. 헝클어진 헤어스타일에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덕분인지 ‘개그우먼 안영미를 닮았다’는 말도 있었다. 이는 발랄한 성격에 어디를 가나 사고치는 말썽꾸러기 ‘승연’의 모습에서 ‘티아라의 은정’을 발견할 수 없다는 평가이기도 했다.

영화 ‘마들렌’(2003), SBS 드라마 ‘토지’(2004), 영화 ‘야수와 미녀’(2005), ‘아이스케키’(2006), ‘조용한 세상’(2006), ‘고사:피의 중간고사’ (2008)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가수 티아라 이전에 연기자로 활동했던 은정. ‘커피하우스’는 그가 ‘성인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첫 작품이다. ‘티아라’의 후광에서 벗어나 온전히 ‘배우 은정’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처음 개그우먼 안영미 선배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약간 당황했지만 좋았어요. ‘티아라의 은정’ 대신 ‘커피하우스’ 속 ‘승연’이로 봐주신 거니까요(웃음). 모든 걸 내려놓고 ‘승연’에게 몰입하려고 노력해서 그런지 ‘커피하우스’ 표민수 PD께서 ‘어 이제 승연이가 보이네’ 그러시더라고요. 그 뒤로는 얼굴에 잡티가 보이든 마스카라가 번지든 외모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승연’으로만 살게 됐어요.”



은정은 방송 전 보이시한 매력을 풍기는 짧은 헤어스타일과 ‘커피’라는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지난 2007년 방영된 MBC 화제작 ‘커피프린스 1호점’과 비교되며 ‘윤은혜 닮은꼴’이라는 편견을 샀다. 뚜껑을 열어보니 은정은 윤은혜와 달랐다. 짧은 헤어스타일만 비슷할 뿐 은정이 표현한 ‘승연’은 자신의 일에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성장해나가는 캐릭터였다. 한 남자를 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윤은혜가 열연한 ‘고은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딜 가나 칠칠맞고. 절 아시는 분들은 ‘승연’이와 제가 상당히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서 그런 지 그렇게 보이시나 봐요. 요즘에는 ‘진수’와 ‘승연’의 러브라인을 연기하는데 푹 빠져있는데요. 한 번 연애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사랑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웃음).”

‘한 번의 연애’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데뷔 후 남자 연예인으로부터 대시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고 물으니 “전혀 없었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눈매와 단아한 이미지는 남자의 마음을 흔들고도 남았을 미모이기에 “연애 고수일 것 같은데”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건네자 “전혀 아닌데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연애담을 털어놨다.

“스무 살 연습생 시절일 때 일반인 대학생 오빠를 만나서 2년 정도 사귀었는데요. 태어나서 처음 연애한 거라 정말 사랑에 서툴렀어요. 그 뒤로는 정식으로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요. ‘연애 많이 해봤을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연애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찔려요(웃음). 인기가 많다는 말인 것처럼 들려 기분은 좋아요.”

“방송이나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은정을 이상형으로 지목했던 배우나 가수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기자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자 “정말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히 말한다.

“주위에 걸 그룹 멤버들이 모여서 ‘나 누구누구한테 전화 왔다’고 하던데 전 정말 한 명도 없었어요. 친한 연예인도 많지 않고요. 남자친구가 아니라도 친구 많이 만들고 싶으니 연락주세요(웃음). 예의 바르고 듬직한 성격을 가진 남자를 좋아하는데 아직 만나지 못했네요. 선하고 착한 느낌을 가진 사람 언젠간 만날 수 있겠죠?”



어떤 질문이든 솔직하게 대답한 은정. 데뷔한지 1년 남짓 되었지만 인기그룹의 리더로서 험난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지난 5월 KBS 예능 프로그램 ‘청춘불패’에서는 욕설 논란에 휘말렸고, 체육복을 입고 안무 연습을 하는 모습에서는 팬티 자국이 보이지 않는다며 일명 ‘티 팬티 착용’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은정은 어떤 소문과 루머에도 개의치 않았다. 모든 게 사실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연예계가 힘들고 험난한 곳이라는 걸 잘 알기에 데뷔할 때부터 제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어요. ‘모든 걸 예쁘고 좋은 마음으로 보면 다 아름답게 보인다’는 신념이 있거든요. 가끔 답답하고 화나는 일도 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요. 오히려 동료들이 더 화를 내면서 저에게 전화하는데 전 정말 괜찮았어요. 그런 것들도 저에 대한 일종의 관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인’이라는 이름에 책임감을 갖고 모든 것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속 깊은 스물두 살 은정. 지금은 ‘커피하우스’ 속 ‘배우 은정’으로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지만 조만간 ‘티아라 은정’으로 다시 인사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우 은정’이기 이전에 ‘티아라 은정’임을 확실히 했다.

“4년 동안 연습생으로 살면서 지금의 티아라 멤버들이 들어오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어요. 티아라가 완성되기까지 정말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죠. 연기만 해서 4년을 말없이 견디라고 했다면 아마 중도에 포기했을 거예요. 이제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제 삶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져요. 가수이자 배우.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모습 보여드릴게요(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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