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비난’만 있었다… 졸속으로 끝난 KBS 기자회견

‘김미화 비난’만 있었다… 졸속으로 끝난 KBS 기자회견

기사승인 2010-07-07 15:45:00

[쿠키 연예] 5분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KBS가 김미화의 ‘블랙리스트’(출연금지자 명단을 일컫는 문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긴급하게 마련된 기자회견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졸속 마무리됐다.

취재원과 기자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생각을 주고받는 ‘기자회견’. 하지만 7일 오후 2시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KBS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했다. 조대현 부사장을 대표로 내세운 KBS는 “김미화가 언급한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제작진의 자율 선택에 의해 결정 된다”는 사측의 공식 입장만 줄기차게 발표했고, 부랴부랴 현장을 빠져나갔다.

‘기자회견’이 성립될 수 있는 ‘일문일답’의 절차를 취재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생략한 것이다. 이유인즉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김미화로부터 “이번 일이 확대 재생산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에 충실하고자 취재진의 발언권을 빼앗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KBS의 입장이었다.

KBS의 공식 입장과 그에 따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은 어안이 벙벙했다. 조 부사장은 질문을 던질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순식간에 자리를 떠났다.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발언에 대한 KBS의 입장을 자세히 알고 싶었던 취재진이 관계자를 따라잡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일방적 주장을 강요하는 게 중요했다면 굳이 기자회견을 열 필요가 있었을까. KBS 인터넷 홍보실을 통해 문서를 올려 입장을 표명해도 될 것을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는 발언을 취재진 앞에서 공식적으로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던 의도였을까.

“확대·재생산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김미화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취재진의 입을 틀어막은 KBS. 이 같은 행동이 “블랙리스트는 절대 없다”는 강력한 부정이 ‘혹시’하는 의구심을 낳게 된 것은 아닐까. 김미화의 발언으로 때 아닌 피해를 본 KBS.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대화할 창구를 열었다면 KBS의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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