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는 가수다’ 자문위원단장 장기호 교수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MBC ‘나는 가수다’ 자문위원단장 장기호 교수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기사승인 2011-05-09 20:12:00

[쿠키 문화]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줄은 전혀 예상 못 했어요. 방송 전에 자문위원들끼리는 청중 평가단 500명이라도 채울 수 있겠느냐는 농담까지 했으니까요.”

매주 폭발적인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자문위원단 단장을 맡고 있는 장기호(50)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는 9일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그는 “TV에서 자주 볼 수 없던 최고의 가수들이 경쟁을 통해 그동안 보여준 모습 그 이상을 선보인 것이 인기의 요인일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포장’에만 치우쳤던 여타 노래와는 달리 ‘나가수’는 음악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문위원단은 자칫 예능 프로그램으로만 비춰질 수 있는 ‘나가수’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집단이다. 제작진은 출연가수 선정 및 전체적인 프로그램 방향 등을 결정할 때 이들에게 자문한다. 단장인 장 교수를 비롯해 작곡가 김형석(45), 뮤지컬 음악감독 장소영(40)씨 등 음악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나가수’는 방송 초기부터 가수들 가창력에 등수를 매기는 형식 때문에 논란을 빚어 왔는데 자문위원단장으로서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할까. 장 교수는 “나 역시도 가수의 가창력을 평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누가 오늘 기억에 남는 공연을 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지켜본 출연 가수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지난 8일 남진의 ‘빈잔’을 불렀던 임재범의 공연을 꼽았다. “방송을 통해 보는 것과 현장에서 듣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요. ‘임팩트’가 엄청났고 외국에 내놔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무대였어요.”

장 교수는 다른 가수들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소라는 농익은 과일과도 같은 목소리를 갖고 있고 김연우는 부드러우면서도 터프한 음색”이라고 했다. 이어 “박정현은 변신도, 절제도 할 줄 아는 영리한 가수이고 김범수는 ‘가창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 같다. BMK는 지치지 않는 파워를 갖췄고 윤도현은 레드 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를 연상시키는 목소리다”고 격찬했다.

장 교수는 국내 가수들이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역할을 ‘나가수’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다양한 뮤지션들이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발전시키는 무대로 커나가길 바랐다. 그는 “재즈 보컬 나윤선이나 트로트 가수인 박현빈, 나아가 국악을 하는 분들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뮤지션이다. 이 밴드는 가요계의 전설로 남은 고(故) 김현식(보컬) 유재하(키보드) 등이 소속된 팀이었다. 그는 이후 ‘사랑과 평화’ ‘빛과 소금’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다음 달 11일 서울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빛과 소금’ 원년 멤버인 박성식(50) 한경훈(45)과 함께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김현섭 기자
lucidfall@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