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사태로 돌아본 “널 어떻게 키웠는데” VS “해준 게 뭐 있니”

윤하 사태로 돌아본 “널 어떻게 키웠는데” VS “해준 게 뭐 있니”

기사승인 2011-07-12 11:33:00
연예인-소속사, 끊이지 않는 ‘진흙탕 싸움’

[쿠키 연예] 연예인과 소속사와의 분쟁은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이자 고통이다. 하지만 연예인들과 소속사 간의 싸움은 끊임없이 신문을 장식하고, 오히려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뜨더니 변했다’는 소속사의 억울함과 ‘문제가 많았다’는 연예인들의 주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 분쟁 중 하나다. 연예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활동 방향에 따라 새 둥지를 찾아 떠난다고 하지만, 전 소속사들은 무명이었던 연예인을 스타로 키워내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을 앞세우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11일 가수 윤하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법적분쟁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윤하는 7년 간 함께한 소속사 라이온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인터넷상에는 한 누리꾼이 윤하가 법원에서 울면서 증언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글이 떠돌기도 해 그 내막에 관심이 쏠렸다.

소속사 측은 1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하가 지난 4월 소속사를 상대로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전속계약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맞다”며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말씀도 드릴 수 없다. 공식적 입장은 정리되는 대로 오늘 안에는 발표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개성파 배우 송새벽은 현재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잠적 중이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2009년 영화 ‘마더’ 출연 이후 JY엔터테인먼트와 5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3년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9월까지 전속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다. 송새벽의 소속사 측은 지난 4월 초 “송새벽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다른 기획사에서 송새벽 영입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주장해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송새벽은, JY엔터테인먼트가 코어콘텐츠미디어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갑작스럽게 전해지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송새벽의 변호인 측은 “배우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양도하려면 미리 배우와 상의하고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며 “배우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분명한 입장과 함께 인수한 코어콘텐츠미디어와 함께할 뜻이 없음을 알렸다.

지난 2월 가수 조성모는 전 소속사로부터 전속계약 의무를 지키지 않고 개인 활동을 했다며 30억 원대 고소를 당했다. 소속사 측은 “조성모는 지난 2009년 계약금 10억 원에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5월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연락이 두절됐다”며 “계약금의 3배에 해당하는 30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조성모도 “소속사가 앨범 활동을 위한 충분한 지원과 전문적 매니지먼트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인격적으로 심한 모욕을 주고 활동 지원을 일방적으로 끊었다”며 “심한 모욕감을 주는 욕설과 폭언 폭행 등을 일삼았고, 살인 교사를 방불케 하는 신변의 위협을 한 증거가 있다”고 맞고소했다.

걸그룹 카라처럼 해체 직전까지 갈등이 불거졌지만 무사히 위기를 넘긴 케이스도 있다. 카라의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 세 멤버가 지난 1월 19일 소속사에 전속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해체 위기까지 몰렸지만 100일 만에 갈등 국면이 해결의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외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양 측은 모든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고 그룹 카라의 활동을 재개하기로 합의를 했고 장래의 활동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 결과 아무런 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하는데 합의할 수 있었다.

2009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는 지난해 7월 미스유니버스대회를 앞두고 포레스타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010 미스유니버스대회 지원을 조건으로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미스유니버스대회를 위해 지참했다 공항에서 분실한 2억 원 상당의 보석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서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던 양측은 4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을 통해 상호양보를 통해 조정 합의를 이끌어 내며 화해했다.

g.o.d 출신 가수 김태우도 지난 3월 소속사와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다. 김태우는 전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전속 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후 1인 기획사를 차렸고, 이에 대응해 소속사 측도 김태우와 매니저 등 3명을 사기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소하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 원만한 해결을 하자는 데에 동의했고, 서로 만나 많은 대화를 한 끝에 합의를 이뤄 내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소속사와 연예인의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채 소리 소문 없이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 소유진은 지난 5월 한 TV 프로그램에서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지난 2004년부터 활동을 중단했었다”며 “남에게 말할 수도 없고, 커져 가는 상처를 안고 혼자 끙끙 앓았다. 왜 요즘 TV에서 안 보이느냐고 묻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수 박효신은 또한 고등학생 때 데뷔해 굴곡 없이 꾸준한 활동을 이어 왔지만 지난 2008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2년 여간 공백 기간을 가져야 했다. 그는 “한동안 음악에 손을 놓고 사람도 안 만나고 지냈다”며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었다.

감정을 지닌 사람이 하는 일인데다 경제적 이권이 얽힌 관계가 보니 연예인과 소속사 간의 갈등과 공방은 전무할 수 없고 피해가기도 쉽지 않다. 관건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서로를 대하는 것, 문제 발생 후의 현명한 대처일 것이다. 좋든 싫든 서로 함께해야 하는 관계라면 어느 한쪽에 대한 기생보다는 함께 사는 상리공생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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