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혹성탈출’의 침팬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Ki-Z 클로즈무비] ‘혹성탈출’의 침팬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기사승인 2011-08-20 13:11:00

[쿠키 영화] ‘혹성탈출’은 1968년 인간이 미래에 유인원의 지배를 받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첫선을 보인 후 43년 동안 총 7편의 시리즈를 탄생시키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리즈의 최신작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혹성탈출’ 시리즈의 처음으로 돌아가 인간이 어떻게 유인원의 지배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유인원이 무분별한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영화는 극의 중심이 되는 유인원의 모습을 실감 나게 만들어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혹성탈출’ 시리즈 1편에서는 배우들이 분장을 통해 유인원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는 최첨단 기술인 모션캡처를 사용해 실감 나는 영상을 만들어냈다. 제작자들은 침팬지들의 다양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전하기 위해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의 작품에 참여한 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의 도움을 받았다.

제작진은 유인원의 모습을 보다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해 컨셉아트를 기초 삼아 캐릭터들을 디자인하고 골격, 근육 등을 제작했다. 이후 주름, 털 등 섬세한 피부표현 과정을 거쳐 진짜 같은 유인원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조 레터리 시각효과 감독은 “‘아바타’를 작업할 때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현대의 샌프란시스코 배경을 만들었고 침팬지는 우리가 아는 모습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웨타 디지털이 첨단 기술로 사실적인 유인원의 모습을 만들었다면 모션 캡처 배우 앤디 서키스가 유인원 시저에게 감정과 영혼을 불어넣었다. 앤디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했으며 ‘킹콩’의 주인공을 맡은 바 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움을 간직한 유인원 시저 역을 선보인다.

앤디 서키스는 사실적인 연기 표현을 위해 1970년대에 인간 침팬지라고 불린 올리버를 참고했다. 올리버는 마치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듯 두 발로 걷고 다른 유인원들과 어울리지 않아 화제가 됐다. 또 너무 똑똑한 나머지 인간의 염색체가 섞였다는 주장으로 수많은 실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앤디 서키스는 “시저를 유인원이라기보다 재능이 뛰어난 네 살짜리 몸을 가진 열다섯 살 아이의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에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은 “시각 효과 기술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아는 얼마 되지 않은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외에도 영화는 감독의 오마주를 곳곳에 배치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해 주인공 윌이 개발한 치료제 ‘ALZ-112’는 인류의 운명을 바꿀 신약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112란 숫자는 ‘혹성탈출’(1968년)의 상영시간이 112분이었던 것에서 차용했다.

이어 유인원 보호소에서 시저를 물 호스로 공격하는 장면은 ‘혹성탈출’에서 유인원들이 물 호스로 조지 테일러를 다루던 장면을 따온 것이다. 또 시저의 충격적인 대사 ‘NO(안돼)’는 ‘혹성탈출3: 제3의 인류’에서 유인원 코넬리우스가 유인원들의 인류지배 시작은 인간들에게 최초로 그들 종족이 건넨 말인 ‘NO’(안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하는 장면과 연관된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2주 연속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불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인기 몰에 나서고 있다. 20일 오전에 집계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9%)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내 개봉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51만 9323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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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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