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조폭 역만 4번째…1인4색 깡패 연기 엿보기

송강호, 조폭 역만 4번째…1인4색 깡패 연기 엿보기

기사승인 2011-08-24 10:58:00

"[쿠키 영화] 배우 송강호가 영화 ‘푸른 소금’(감독 이현승․제작 미디어 앤 시네마 스튜디오 블루)으로 우리 곁을 찾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조폭 역이다. ‘초록 물고기’ ‘넘버3’ ‘우아한 세계’에 이어 4번째다. ‘조폭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배우’를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힐 정도다. 그는 연기 경력 20여 년 동안 각기 다른 4명의 조폭을 연기했다.

첫 조폭 연기 입문은 1997년 영화 ‘초록 물고기’(감독 이창동)에서다. 한석규, 문성근, 심혜진 등이 주연을 맡았고 송강호는 조연이었다. 그는 조직폭력배 보스 배태곤(한석규)을 배신하는 막내 판수로 등장, 신선한 깡패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해 영화 ‘넘버3’(감독 송능한)에서 다시 한 번 조폭 연기에 도전, 강한 인상을 남기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넘버3’에서는 ‘불사파’ 두목이자 서열 3위인 조필로 등장했다.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캐릭터로, 그가 침을 튀기며 어눌하게 말한 ‘헝그리 정신’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10년 후인 2007년, 영화 ‘우아한 세계’(감독 한재림)를 통해 넘버2 조폭으로 돌아왔다. 그는 평범한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조직 폭력배 강인구를 연기하며, 조폭과 평범한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을 묘사했다.

다양한 조폭 역을 선보인 송강호는 영화 ‘푸른 소금’에서 또다시 보스가 됐다. 그는 전설로 통했던 조직 세계를 떠나 요리사가 되기를 꿈꾸는 윤두헌 역을 맡았다. 사랑하는 세빈(신세경) 앞에서는 조폭답지 않게 따뜻하고 인간적이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면 날렵한 움직임과 눈빛으로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1997년 ‘초록 물고기’의 막내 조폭으로 시작, 14년 동안 차례로 서열이 서서히 올라 마침내 2011년 ‘푸른 소금’에서는 서열 1위의 조폭이 됐다. 수차례 조폭 연기를 한 만큼 조폭 세계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을 것 같지만 그의 답은 ‘아니오’였다. 그는 “연기를 한 것 뿐이지 주변에 아는 조폭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며 손사래 쳤다.

또 한국영화에 조폭이나 형사 캐릭터가 많은 것에 대해서는 “그들이 상당히 드라마틱한 인생을 사는 집단이기에 영화의 소재로 적합한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는 9월 1일 개봉하는 ‘푸른 소금’은 평범하게 살기 원하는 은퇴한 조직 보스 윤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라는 의뢰를 받고 접근한 세빈(신세경)이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가까워지다 위험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정명, 이종혁, 김민준, 윤여정, 김뢰하, 오달수 등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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