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긴장+감동 배가시킨 ‘블라인드’ 속 음악이야기

[Ki-Z 클로즈무비] 긴장+감동 배가시킨 ‘블라인드’ 속 음악이야기

기사승인 2011-08-27 22:55:00

[쿠키 영화] 영화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제작 문와쳐)가 올여름 100억 원대의 대작 영화들 사이에서도 개봉 14일 만에(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손익분기점인 관객 수 14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영화는 스릴러답게 급박한 스토리의 진행, 빠른 추격 장면, 속도감 넘치는 영상처리로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이에 음악이 더해져 긴장, 웃음, 감동을 배가시킨다. 영화 속 음악은 ‘수상한 이웃들’ ‘우리 이웃의 범죄’ 등의 음악작업에 참여한 송준석 음악감독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시각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다보니 제작진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장애우의 날 특집방송에서 시각장애인 정우리 양의 노래를 듣게 됐고 수소문 끝에 우리 양을 찾아 영화 OST를 부탁했다. 정우리 양은 아무런 대가 없이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정우리 양이 허밍으로 참여한 곡은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수아 스토리’(Su-A’s story)이다. 이 곡은 영화 마지막의 따뜻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십분 표현한다.

송 감독은 정우리 양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직접 우리 양이 살고 있는 청주로 내려갔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도무지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모든 기계를 챙겨서 그 친구 집으로 가서 녹음했다. 그만큼 정우리 양의 목소리를 꼭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가장 큰 걱정은 우리 양이 악보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송 감독은 “제가 그냥 부른 수준의 곡을 가이드로 녹음해 전했는데 우리 양이 완벽하게 곡을 해석했다”고 정우리 양의 재능을 칭찬했다.

이어 송 감독은 “우리 양의 녹음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영화 속 수아(김하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우리 양은 특수교육학을 전공하는 대학교 1학년 학생이다. 우리 양을 보며 모든 것이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송 감독은 전주만 나와도 관객을 긴장케 했던 곡 ‘라팔로마’(La Paloma)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범인 명진(양영조)의 테마로 쓰인 이 곡은 스페인 민요로 제작진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선택돼 송준석 음악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됐다.

이 곡은 음악 전반에는 외국인 서양 코러스의 목소리를, 남성 보컬 부분에서는 실제 스페인어를 원어로 구사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담아 이국적인 느낌의 새로운 곡으로 탄생했다.

송 감독은 “스릴러 영화답게 조금이라도 더 긴장감을 주기 위해 여러 차례 화면 편집을 했다. 편집이 바뀌면 음악도 바뀌게 돼 수고스러운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음악을 만든 후 영상에 입히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편집과 연기자들의 액션에 맞춰 유기적으로 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제작진은 ‘리얼리티’에 초점을 뒀다. 제작진은 “이 곡이 영화에 흘러나왔을 때 관객들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닌 명진이 오래전부터 들어온 음악으로 느끼길 바랐다”고 밝혔다.

송 감독은 “‘라팔로마’ 전반의 여성 목소리를 처음에는 한국인 코러스가 불렀다. 그런데 한국인과 외국인은 성대가 달라서인지 리얼리티가 안 살았다. 결국 외국 여성 알라나 럭키가 코러스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제작진은 이 곡을 30명에게 블라인드 테스트해본 결과 ‘70~8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노래’라는 결론을 얻었다.

영화는 연속되는 여대생 실종 사건과 뺑소니 사고를 두고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와 목격자 기섭(유승호)의 증언이 엇갈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김하늘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시각 장애인 역에 도전했으며, 바른 이미지를 고수해온 유승호는 반항적이고 거친 캐릭터로 변신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사진=알라나럭키/ 송준석 음악감독 제공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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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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