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웃음+감동 잡은 차태현표 휴먼 드라마

‘챔프’ 웃음+감동 잡은 차태현표 휴먼 드라마

기사승인 2011-08-30 18:27:00

[쿠키 영화]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제작 화인웍스)가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메가박스에서 언론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오는 9월 7일 개봉하는 ‘챔프’는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차태현)와 절름발이 경주마 우박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환경 감독은 천장골관인대염 진단을 받고 경주마 사상 최저가에 낙찰됐지만 마주와 조교사의 보살핌으로 국내 유수의 경주에서 13회나 우승하며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인 루나의 감동 실화를 영화의 모티브로 삼았다.

차태현이 연기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역은 실제 낙마 사고로 시신경을 다쳐 시력을 잃어가는 한 기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챔프’는 ‘말’이 나오는 영화는 재미가 없다는 편견에 도전했다. 영화는 차태현식의 코미디로 웃음과 감동의 두 가지 선물을 선사한다. 차태현과 아역 김수정 양의 호흡도 매우 훌륭하다.

차태현은 ‘챔프’에서 아역뿐 아니라 동물과도 호흡을 맞췄다. 백마 우박이가 그 주인공이다. 많은 말 중 백마로 설정한 것에 대해 이 감독은 “동화 속에 나오는 유니콘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영화의 설정에 잘 부합하고 더 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마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감독은 “백마 찾느라 삼만리를 헤맸다”면서 “전국에 있는 백마는 모두 섭외했을 정도로 힘겨웠다”고 고생스러웠던 촬영 담을 털어놨다.

동물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말’의 연기 비법으로 이 감독은 ‘기다림’을 꼽았다. 그는 “전작 ‘각설탕’ 때도 말과 촬영을 했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더 많이 기다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우박이가 할 때까지 버텼다. 그랬기 때문에 차태현 씨는 자신의 컨디션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박이에게 모든 것을 맞춰야 했다. 반면 기다림의 노력덕분에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담겼다. 기다림의 예술이라는 것이 챔프에 적절히 표현된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역을 맡은 차태현은 본인의 연기에 어느 정도 만족할까. 차태현은 “영화 ‘블라인드’의 김하늘 씨보다 제 연기가 훨씬 못하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하늘은 최근 개봉한 영화 ‘블라인드’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맡아 호평받고 있다.

차태현은 “연기를 하면서 설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아예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설정이라 더욱 힘들었다”면서 “내가 연기한 부분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정답소녀’로 이름을 알린 김수정 양은 승호의 딸 예승이로 등장, 서러운 눈물연기를 실감 나게 펼친다. 연기 비결에 대해 김수정 양은 “우는 연기가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 잘하게 됐다. 감정을 잡을 때는 ‘나는 지금 예승이다’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평소 엄마와 우는 연기 연습을 많이 했다”고 어른스럽게 답했다.

박하선은 오랫동안 승호를 짝사랑해온 응급구조사 윤희로 등장한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민낯에 털털한 성격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박하선은 영화를 마친 소감에 대해 “정말 잘 묻어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영화에서 못생겨 보이기도 하고 예뻐 보이기도 해서 더 좋다”며 “사극을 하면서 현대극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좋은 배우, 스태프, 감독님과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이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인생은 추입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추입이라는 것은 초반에는 1등이 아니더라도 힘을 아껴뒀다가 온 힘을 다해 역전에 성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절대 꿈이나 희망을 잃지 말고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한 번에 밀어붙이면 반드시 역전할 것이라는 의미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실제 영화에는 이 감독이 자필로 쓴 ‘인생은 추입이다’는 글귀가 삽입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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