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일반인 출연자의 잇따른 구설수…자업자득인가 피해자인가

[Ki-Z issue] 일반인 출연자의 잇따른 구설수…자업자득인가 피해자인가

기사승인 2011-09-10 13:54:01

[쿠키 연예] 일반인들의 짝짓기 과정을 다큐 형식으로 보여주는 SBS ‘짝’과 독특한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은 비슷비슷한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과 달리 독특한 포맷과 시도로 신선하다는 평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TV 방송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방송에서의 말 한마디로 인터넷에 개인 정보가 노출되고 개인에 대한 평가가 한순간에 지탄받는 존재로 전락해 버리기도 하고, 또한 방송에 출연한 후 출연진과 제작진의 의견이 대립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한다. 방송에 출연한 일반인이 방송사와 설전을 벌이게 된 상황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사례는 과거 ‘루저녀’에서부터 ‘명품녀’까지 다양하게 존재했다. 인터넷 상의 ‘마녀사냥’식 사이버 재판은 여전하고 사회적 파장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일반인만 해도 그 수가 상당하다. 실명과 직장, 가족 사항 등 개인정보는 여과 없이 노출되고 당사자들은 마치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킨 연예인처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SBS ‘짝’이 그 사건의 중심에 있다. ‘짝’은 남녀 12명이 서로의 짝을 찾기 위해 애정촌으로 들어가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며 상대를 선택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이 이끌어가는 방송인 만큼 연예인 못지않은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31일 방송에서는 여자6호가 과거 ‘불륜녀’였다는 글이 퍼져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출연자인 여자 6호가 출연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천사표’ 별명이 붙었지만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여자 6호가 과거 자신의 남편과 부적절한 사이였다고 주장하는 시청자가 나타나 파문이 일었다.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방송은 남자 6호로 출연하는 남성이 방송이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나서 또다시 논란을 낳았다. 이 남성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진이 자신을 선택하지 말라고 여성 출연자에게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님 통화내역 문자, 여자6호 제작진이 시켜서 선택하지 말라는 문자 다 가지고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남자6호의 주장대로라면, 여자6호의 선택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극적으로 연출했다는 것이 된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제작진은 이러한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6월에는 한 출연자가 에로배우라는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당 여성은 “절대 내가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으며 그동안 해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을 내가 알고 주위 사람들이 아는데 굳이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매주 충격적인 인물이 나와 이슈로 떠올랐다. 10년간 이를 닦지 않은 ‘누렁이녀’, 16년 동안 씻지 않은 ‘목욕 거부녀’, 바퀴벌레와 동거하는 ‘난장판녀’ 등 기상천외한 이력을 자랑하는 출연자들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아우라 피부녀’로 등장한 출연자가 알고보니 피부 관리실 대표인 것으로 나타나 구설에 올랐고, 노출을 즐기는 ‘노출녀’와 공주병 증세가 심각한 ‘공주병녀’ 모두 애로 배우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연거푸 터져 나오는 출연자들의 과거 행태, 출연자들의 미심쩍은 사연에 대한 진위 논란 등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이는 방송사의 검증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출연자 섭외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제작사 입장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한 방송 작가는 “어느 정도 자신이 노출된다는 것을 감안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진들도 그들의 말을 믿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력을 일일이 학교를 통해 확인하거나 호적을 하나하나 떼어볼 수도 없는 것 아닌가. 누리꾼들로 인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서 왜 미리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출연자들은 ‘그런 것 까지 알아 낼 줄 몰랐다’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입장을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은 ‘대체 출연료가 얼마이기에 저렇게 방송에 나와 자신을 공개하느냐’는 부분이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출연료는 생각보다 그리 많다. 다시 말해 돈을 생각해서 출연을 결심하는 경우는 없다는 얘기다. 한 방송국 PD는 “저렇게 많은 일반인들이 섭외된다는 자체가 놀랍다”며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불특정다수와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라 가능한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요즘의 일반인 출연자들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발언을 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한 여대생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루저’가 될 뻔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의 위력을 실감한 사례다. 그동안 논란이 돼 온 프로그램은 대부분 ‘솔직함’의 수위가 관건인 일반인들의 모습이다.

방송은 통상적으로 어느 정도 포장하고 과장한다. 방송 제작진들이 논란이 될 만한 요소를 미리 간파하여 편집을 하는 것이 도의적인 수준에 머물뿐, 조금 더 자극적이고 시선을 끌 만한 아이템을 버릴 수는 없는 딜레마다. 결과적으로 피해를 줄이려면 방송 출연에 신중을 더하고 사소한 말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파장을 늘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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