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챔프’ 주연 우박이役 3마리 백마 투입된 이유는…

[Ki-Z 클로즈무비] ‘챔프’ 주연 우박이役 3마리 백마 투입된 이유는…

기사승인 2011-09-10 13:55:00

"[쿠키 영화]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제작 화인웍스)에서 주연배우들보다 더 대우를 받은 것은 바로 백마 우박이다.

‘챔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을 다친 기수 승호(차태현)와 같은 사고에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친 경주마 우박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꿈에 대한 열망과 인간과 동물의 따뜻한 교감을 다루는 만큼 주인공 차태현의 연기 못지않게 우박이의 연기도 중요했다.

이환경 감독은 “동물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우박이가 할 때까지 기다렸다. 전작 ‘각설탕’ 때보다 이번 작품에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기다렸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인 차태현 씨보다 우박이의 컨디션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차태현 씨가 힘든 점이 많았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차태현은 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처음에는 말에 올라가기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말이 덩치는 커도 소리에 예민해서 조금만 소리가 나도 겁을 먹고 몸을 흔든다. 말을 예민하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실제 촬영장에는 우박이의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해 항상 대역 마가 대기했다. 중요한 촬영에서는 대역 마가 리허설도 대신했다. 이처럼 우박이가 특별대우를 받은 것은 ‘백마’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실제로 자연적인 백마는 매우 희귀하다. 대부분의 백마는 회색 말이 노화되면서 하얀 털이 많아져 생기는 경우라고 한다. 때문에 백마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의 목장을 직접 둘러보았고 어렵게 3마리의 백마를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박이 역을 연기한 백마는 ‘실버’ ‘웬디’ ‘삼한최강’이라 불리는 세 마리다. 이들은 8개월의 촬영기간 동안 차태현, 김수정 등과 호흡하며 우박이 역을 번갈아 가며 촬영했다.

이환경 감독은 우박이의 설정을 백마로 한 것에 대해 “동화 속에 나오는 유니콘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관객에게 더 큰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영화 속 우박이의 연기는 감동을 배가시킨다. 실제 언론시사회 후 “우박이의 연기가 대단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우박이는 경주마 루나를 모티브로 한다. 루나는 천장골관인대염 진단을 받고 경주마 사상 최저가에 낙찰됐지만 마주와 조교사의 보살핌으로 지난 2004년 데뷔, 국내 유수의 경주에서 13회나 우승하며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였다. 또 지난 2009년 마지막 은퇴 경주에서는 선두에 달리던 말을 0.1초 차이로 따돌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환경 감독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인생은 추입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추입이라는 것은 초반에는 1등이 아니더라도 힘을 아껴뒀다가 온 힘을 다해 역전에 성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절대 꿈이나 희망을 잃지 말고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한 번에 밀어붙이면 반드시 역전할 것이라는 의미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챔프’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9%)에 따르면 개봉 당일 예매율 9위를 기록하며 아슬하게 10위권 안에 진입했으나, 점점 순위가 상승해 10일 오전 기준 예매율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관객 수는 총 7만 7229명을 기록했다.

이환경 감독이 전한 ‘인생은 추입이다’라는 말처럼 ‘챔프’도 서서히 달려나가 통쾌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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