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엠스트리트 “먼저 간 서현 형, 아픔보다 선물로 되새기고 싶다”

[쿠키人터뷰] 엠스트리트 “먼저 간 서현 형, 아픔보다 선물로 되새기고 싶다”

기사승인 2011-09-23 08:01:00

"[쿠키 연예] 보컬그룹 엠스트리트(광토, 설, 더블유)가 3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엠스트리트는 지난 2004년 5인조 보컬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나 지난 2008년 리더 이서현의 자살과 멤버 둘의 이탈로 사실상 해체상태였다.

3년 동안 멤버 광토는 심한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설은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칼국수 식당, 경매 등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하며 지냈다. 광토의 제안으로 설이 돌아왔고 새 멤버 더블유를 영입, 3인조 보컬그룹 엠스트리로 다시 팬들 곁을 찾게 됐다.

지난 15일 엠스트리트를 만났다. 거침없을 것 같아 보였던 광토는 상당히 진중하고 차분했으며 설은 개그맨을 능가할 만한 입담을 과시했다. 더블유는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깊게 생각한 후 한 마디, 한 마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먼저 엠스트리트라는 그룹 이름에 대해 물었다. “뮤직 스트리트(music street), 맨 스트리트(man street) 등 다양한 뜻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거리에 우리 노래가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고요. 또 블랙스트리트(black street)를 좋아했는데 그 스트리트란 어감이 좋아 따오게 된 거죠.”

실제로 멤버 설은 자신의 노래를 거리의 한 쇼핑타운에서 처음 듣게 됐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감격스러웠다며 데뷔 당시를 회상했다. 이토록 행복을 주는 음악이었지만 한때는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 설은 “열심히 한 것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음악을 떠났어요. 하지만 광토의 설득으로 다시 음악을 하게 됐고 지금은 매우 행복합니다.”

길다 할 수 있는 휴지기를 딛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 소감도 남달랐다. 특히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서현에 대한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광토는 “무대에 올랐을 때 마음이 아련해지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옛 생각이 많이 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엠스트리트는 이서현의 죽음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올랐다. 음악 자체가 아니라 아픈 기억으로 주목받으니 안타까운 마음도 컸다.

“예전에는 그런 일로 기사화되는 게 많이 속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다르게 생각하면 서현 형이 우리가 더 잘 될 수 있게 도와 준 거죠. 과거 열심히 활동했음에도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에 형의 죽음은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남았지만, 저희에게 기회를 주고 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형 몫까지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인터뷰 다음날인 16일은 이서현의 생일이었다. 엠스트리트는 이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서현 형을 만나러 양평의 화장터로 갈 겁니다. 내일 오전에 스케줄이 있지만 형을 만나는 것 역시 저희에게는 소중합니다. 하늘에서 우릴 보고 웃을 수 있도록 꼭 이번 앨범은 잘돼야 합니다. 저희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걸었습니다. 형이 주고 간 큰 선물인데 이번 기회마저도 놓치면 안 되니까요.”

그렇지만 ‘아픔 있는 가수’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한 마음을 전했다. “괜찮은데 자꾸 괜찮으냐고 물으니까 ‘내가 괜찮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얼굴 없는 가수’ ‘아픔 있는 가수’ 말고 ‘시크한 보컬’로 불리고 싶습니다. 저희 음악이 깔끔하면서도 까다롭고 그러면서도 매력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은 기존의 것보다 대중화됐다. 대중에게 먼저 가까이 다가간 뒤 하고 싶은 음악을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 앨범은 그동안 저희가 추구했던 음악과는 약간 다릅니다. 예전에는 팝의 요소가 강했다면 지금은 많이 약해졌죠. 우리의 색을 버린 것이 아니라 순서를 달리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대중에게 한 걸음 다가선 만큼 음악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예능, 라디오 등 가리지 않고 무조건 출연하겠다는 의지다. “뭘 하든 이번 기회를 꼭 살려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앨범을 이어갈 수 있어요. 뭐든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저희의 음악성을 인정받는 게 목표입니다.”

엠스트리트는 현재 타이틀곡 ‘넥타이를 풀고’로 활동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디지털 싱글을 발매할 예정이며 정규앨범은 내년에 들을 수 있다. 또 내년 6월을 목표로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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