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 날것 그대로 담긴 삶의 조각들

[Ki-Z 작은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 날것 그대로 담긴 삶의 조각들

기사승인 2011-10-01 13:08:01

[쿠키 영화] 어느 순간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궁금해 한다. 인종, 문화, 언어뿐 아니라 낮과 밤, 날씨, 생활환경 등 각각 다른 환경에 살고 있지만 우리네 삶에는 분명 공통점이 존재한다.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감독 케빈 맥도날드)는 세계 구석구석에 살고 있는 수백 명의 하루를 담아낸다. 제작진은 지난해 7월 6일 삶의 순간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 사이트에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단 7월 24일에 촬영된 영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카메라를 구할 수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400여 명에게는 제작진이 카메라를 보내 그들의 삶을 촬영할 수 있게 도왔다. 197개국 8만여 개의 영상 클립이 제출됐으며 선별된 331명의 제작자가 제출한 1125편의 영상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탄생했다. 인터넷과 유튜브가 생기기 전이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다.

영화는 현재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다양하고 사실적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자전거로 9년 넘게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한국인 여행자 윤옥환 씨.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조심스럽게 첫 면도에 도전한 캐나다의 샤샤. 결혼 50주년 언약식을 치르는 영국의 노부부. 인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가는 용감한 스페인 소녀 버지니아 등 불특정 다수의 삶을 조각조각 모아 한편의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또 세계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물건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변은 기상천외하다. 주머니 속에서 튀어나오는 햄스터부터 냉장고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 머리숱이 줄어드는 게 두려운 남자 등 이들의 솔직한 답변은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건네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 표현한 제작진의 말처럼 영화는 다른 환경 속에서도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어떤 이는 염소에게서 갓 짠 우유를 마시고 어떤 이는 집 앞에 배달되는 우유를 마시지만 우유를 마시며 살아간다는 공통점을 보여주듯 말이다.

또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 생로병사 등 다양한 삶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는 넌지시 관객에게 묻는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가요?”

영화는 2011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됐으며 같은 해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서 상영됐다. 지난 29일 개봉했으며 상영시간은 95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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