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블루칩] “일일극의 힘 알게 됐죠”…신예 백민현, 배우의 별을 쏘다

[Ki-Z 블루칩] “일일극의 힘 알게 됐죠”…신예 백민현, 배우의 별을 쏘다

기사승인 2011-10-08 13:04:01

[쿠키 연예] “정상에서 그런 힘든 시간을 겪었다면 아마 이겨내지 못했을 거예요.”

패기 넘치는 신인 배우 백민현(26)의 데뷔 이력을 살펴보면 남다르다. 그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데뷔하기 직전 연기자의 길을 걷기 위해 스스로 가수의 길을 접었다. 데뷔하기 전부터 5000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팬카페까지 생겼지만, 백민현은 겨우 스무 살의 나이에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과감히 옷을 벗어 던졌다. 쉬운 길을 버린 채 어쩌면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한 셈이다.

현재 SBS 일일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극중 이창훈의 이복동생 채우진 역을 맡고 있는 그는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리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 소속사와의 전속 계약 문제로 연기자로의 전향 직후 활동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평범한 학생으로 지나온 시간은 돌이켜보면 더없이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연기 활동에 있어 자신감을 많이 잃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자신감을 찾아준 작품이에요. 내가 이렇게 연기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 작품이나 다를 바 없죠. 크게 이슈가 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만족하고 있어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백민현이 맡은 채우진은 대기업의 차남이지만, 형제들 간의 치열한 상속권 경쟁보다는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소주 한잔에 행복을 느끼는 자유로운 영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훈훈한 재벌 2세다. 자신이 짝사랑 했던 오신혜(강예솔)가 어머니(박준금)의 친딸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복형 채혁진(이창훈)의 내연녀가 오신혜라는 사실에 방황하지만 모든 것을 수용하는 캐릭터다.

그가 연기자의 꿈을 갖게 된 것은 조인성이 출연한 드라마 ‘별을 쏘다’를 만난 후부터. 조인성의 자연스럽고도 인상 깊은 연기는 백민현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고등학생 때 잡지 모델로 데뷔해 유명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으로 3년을 보낸 그는 힘찬 날개 짓을 하기 위해 몇 년간 숨을 고르며 도약을 기다렸다.


“그동안 드라마 ‘누나’와 ‘천추태후’ 등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한 작품은 없었어요. 이번 ‘당신이 잠든 사이’야 말로 저의 이름 석자를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시작이 되어준 작품입니다. 처음에 촬영을 시작할 때 ‘나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임했어요. 그만큼 욕심이 컸고, 연기에 대한 열망에 가득차 있었죠.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고 싶어요.”

감독을 비롯한 이창훈, 오윤아 등 선배 연기자들의 조언과 지도를 틈틈이 받으면서도 스스로 연기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한 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가령 대본을 꼼꼼히 외우고 분석하다가도 어떤 날은 현장에서 갖게 되는 느낌 그대로 연기하고 싶어 일부러 대본을 멀리하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는 “아직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중”이라면서도 “정확히 내 것이 없으면 연기는 힘들더라.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고 전했다.

요즘에는 식당을 가면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드라마 이야기를 먼저 꺼내기도 한다. 일일드라마의 힘이다. 그는 “인지도가 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내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조급한 것은 아니지만 30대가 가기 전 이뤄야 할 나만의 숙제인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털어놓았다.

“왕자와 거지, 악역과 선역 다 해보고 싶어요. 저의 외면보다는 내면을 같이 들여다봐줄 수 있는 감독님을 만나는 것이 꿈이죠. 영화 ‘트와일라잇’ 같은 판타지 로맨스는 제가 가장 선망하는 장르예요. 아직 국내에서는 드문 장르인데, 올 초 현빈과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을 보고 가능성을 엿봤죠”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로는 공효진과 김희애를 꼽았다. 그는 공효진에 대해 “굉장히 자연스러운 모습 속에서 도 매력 어필하는 배우”라고 평했고, 김희애에 대해서는 “야누스 적인 모습과 팜므파탈 및 지고지순한 면모까지 팔색조 얼굴을 가진 분”이라며 “연기도 잘하시지만 여자로서의 매력 다 갖고 있는 것 같다. 연상연하 커플로 출연하면 정말 행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의 길을 포기한 것에 있어서 후회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는 “연기에 대한 열망이 크기도 했지만, 워낙에 고집이 센 성격”이라며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이뤄가야 할 꿈인 만큼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신인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신인 특유의 푸릇푸릇한 새싹의 느낌보다는 무릇 익어가기 만을 기다리는 열매를 연상케 했다. 인기와 명성을 버리고 택한 배우의 길. 가능성 충만한 신인 배우 백민현의 행보는 이렇게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