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 상영 피해’ 이영미 감독 “정부는 뭐하나…법적·제도 조치 필요”

‘교차 상영 피해’ 이영미 감독 “정부는 뭐하나…법적·제도 조치 필요”

기사승인 2011-11-25 14:40:01

"‘사물의 비밀’ 이영미 감독 기자회견 열어

[쿠키 연예] “영화 보고 싶다는 사람은 많는데, 볼 수 있는 극장이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영화 ‘사물의 비밀’의 이영미 감독이 극장 교차상영으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됐다며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영미 감독은 25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심했다. 영화 만드는 일이 어렵다고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유통과 배급이 더 어렵다”며 “독립영화는 특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불공정한 극장 상영 현실을 알렸다.

이어 “영화 제작부터 후반 작업은 물론 포스터와 전단, 전광판, 뮤직비디오까지 직접 만들었다”며 “VIP와 일반 시사회도 개최해 호평을 얻었지만, 결국 극장에 걸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메이저가 아닌 중소 배급사와 제작사는 아무리 뛰어도 그 벽을 깨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사물의 비밀’은 사물의 눈으로 바라보는 색다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장서희와 정석원, 이필모 등이 출연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적은 상영관수와 ‘퐁당퐁당’ 상영으로 인해 상영관수가 20여개에 불과했다. 이에 지난 20일 이영미 감독은 교차 상영을 개탄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도에 어긋난다”며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일명 ‘퐁당퐁당’이라고 불리는 교차 상영은 두 개의 영화가 한 상영관에서 교차로 상영되는 것을 말한다. 교차 상영이 되면 하루 2~3회 정도 밖에 상영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관객이 적게 오는 아침이나 낮 시간 혹은 늦은 밤 시간에 편성되는 일이 많아 관객의 선택권은 현저히 낮아진다.

이 감독은 “정부가 나서서 규제해야 한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지난 10월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내놓으며 불공정 상영 관행에 대해 시정할 것을 권고했으나 실효가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며 “교차상영이 결정된 후에 배급사로부터 어떤 양해나 사과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또한 “주위에서 영화보고 싶은데, 극장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 천안에서 차로 2시간 걸려 영화를 보러 왔다는 관객도 있고, 심지어 제주 시민은 비행기 타고 영화를 보러 가야하느냐고 묻기도 한다”며 “대형영화사들의 횡포는 제작사뿐 아니라 관객들의 다양한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스타트라인부터가 잘못됐다”는 이 감독은 “너무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물의 비밀’에 대한 교차상영을 취소하고 상영관과 상영일수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량강도 아이들’의 제작사 샘 김동현 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같은 교차 상영으로 피해를 본 김 대표는 “정부에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법률적인 비용을 들여서라도 대형그룹사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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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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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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