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주병진 “12년 전 헤어진 첫사랑 만난 느낌”

돌아온 주병진 “12년 전 헤어진 첫사랑 만난 느낌”

기사승인 2011-11-28 16:24:01

MBC ‘토크 콘서트’로 12년 만에 MC 컴백

[쿠키 연예] 방송인 주병진이 12년 만에 MC로 돌아왔다. 오는 1일 첫 방송될 MBC ‘주병진 토크콘서트’의 진행을 맡아 화려한 재기를 노린다.


주병진은 28일 오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주병진 토크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긴 10년이었다. 나에게는 멈춰져 시간이다”라며 “12년 전에 헤어진 첫 사랑 만난 느낌이다. 앞으로의 희망과 목표가 생겼다는 것에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막막한 세월, 멈춰버린 시간이라고 느꼈는데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하다며” 감회를 전했다.

지난 12년 동안 주병진은 스스로를 ‘냉동 인간처럼 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2년 동안에 냉동 상태로 있으면서 단 한 가지만 생각했다. 이건 진실이 아닌데 왜 갇혀 있어야 하는 걸까. 빨리 얼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는 것 같지도 않은 산송장 상태에서 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냉동인간으로 있다가 해동돼 이제 세상에 나왔다.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몸 각 부위가 안 녹아 서걱서걱하지만 빨리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1977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병진의 나이트 쇼’ 등을 진행한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각광받았던 주병진은 사업가로 새 인생을 살았지만,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이후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수많은 오해와 왜곡된 정보들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모든 것을 부정하고 멀리 도피해서 살까, 생을 끊을 방법까지 생각했었다”라며 “이민 수속을 밟았지만 어머니가 있어 불효라는 생각에 포기했다. 결국 여러 가지 방법 중에 매스미디어를 통해 복귀하는 것을 택했다”고 전했다.

최근 MBC‘무릎팍 도사’의 게스트로 출연해 긴 침묵을 깼던 그는 “내가 능력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기회를 달라. 방송복귀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복귀의사를 밝혔었다. 방송에 앞서 MBC 라디오 ‘2시 데이트’로 컴백을 알렸지만 당시 진행을 맡고 있던 윤도현의 하차 논란으로 복귀를 미룬 바 있다. 마치 주병진이 남을 밀어내고 프로그램을 꿰차려던 상황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윤도현의 라디오 하차에 대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자 라디오를 하고 싶었지만, 특정 프로그램을 말한 적 없다”며 “기다리고 있던 차에 그러한 일들(윤도현 하차 논란)이 일어났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컬투쇼’와 붙어보겠다고 했다는데 그런 얘기한 적 없다. 제일 잘 나가는 프로그램을 두고 자신 있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런 무리수 두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방송 복귀를 본격적으로 타진하게 된 계기는 여론의 긍정적인 반응 때문이었다. 주병진은 “‘무릎팍’ 출연 이후 기사 댓글 등을 봤는데 생각보다 안티들이 없더라. 많이 격려해주시고 용기 주셔서 바로 희망을 갖게 하고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들은 뜻밖의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가난에서 오는 여러 가지 파생된 콤플렉스가 심했다. 청년 시절 상당히 지기 싫어했고 세상을 전투적으로 살아왔다. 내가 건드렸던 일들은 누구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이제는 현실을 뒤쫓아 가야겠다. 예전에는 몸이 먼저가고 마음을 끌고 갔는데, 이제는 마음을 먼저 보내고 천천히 걸어가겠다”며 허심탄회한 소회를 전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주병진은 녹슬지 않은 입담과 재치 있는 진행으로 과거의 명성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노안이 와서 메모해둔 내용이 안 보일까봐 많은 걱정을 했다”며 “근래에 결국에는 다시 시청자를 찾아뵙겠다는 노화를 지연시키려는 생각에 담배를 끊었다.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는 기존의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를 지향한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청중 300명을 초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 교감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게스트 또한 연예인뿐 아니라 재계 관계자나 정치인,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첫 녹화에는 국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출연해 야구와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방송은 1일 밤 11시 5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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