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말 많고 탈 많고 기대 많은…종편, 준비에서 출격까지

[종편 개국] 말 많고 탈 많고 기대 많은…종편, 준비에서 출격까지

기사승인 2011-12-01 13:18:01

[쿠키 경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12월 1일 출격한다. 지상파 방송 3사는 물론 케이블채널까지 들썩이던 종편은 태생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예상보다 화려하고 야심찬 시작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기 PD들이 대거 종편으로 둥지를 옮긴 데 이어, 톱스타들의 움직임 또한 전운을 예고하고 있고 윤곽이 쉽게 잡히지 않았던 종편은 개막에 앞서 서서히 고개를 들며 본격적인 출격을 알려왔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IPTV사업자들은 종편 4사와 14~20번 사이에 채널을 넣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고, 이에 따라 JTBC 15번, MBN 16번, 채널A 18번, TV조선이 19번을 배정받았다. 이제 종편은 야심찬 출격만 남은 상태다.

◇ ‘On Air’만 남았다…종편 라인업 살펴보니

종편의 자본금 총액은 1조 원을 훌쩍 넘는다. 그 만큼 국내 방송 사상 최대 규모의 지각 변동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인력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문제다. 올해 초 지상파의 스타 PD들이 대거 종편으로 이동했다. jTBC는 종편이 결정되자마자 스타 예능 PD 출신인 OBS 주철환 전 사장을 본부장으로 발 빠르게 영입했다. 주 본부장의 존재감으로 여느 종편보다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MBC ‘황금어장’과 ‘무한도전’을 기획한 여운혁 PD와 KBS ‘1박2일’을 맡았던 이명한 PD를 비롯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PD, ‘1박2일’을 기획한 김시규 PD, 등 유능한 예능 PD를 대거 스카우트했다.

조선TV 또한 장윤택 전 KBS 편성제작본부장과 김현준 전 KBS 드라마국장을 각각 전무와 콘텐츠본부장으로 영입하며 포석을 깔았고, 드라마 ‘청춘의 덫’의 정세호 PD와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로 유명한 이영돈 PD는 각각 채널A의 드라마센터장과 편성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타급 PD 영입이 중요한 것은 제작 노하우와 함께 넓은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계약료는 5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이상으로 치솟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시청자 눈길 사로잡을 드라마·예능 최강자는?

화려한 스타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눈에 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스타 PD를 대거 영입한 jTBC는 최대 규모 상금인 100만 달러짜리 오디션 프로그램 ‘메이드 인 유’와 배우 김혜자 주연의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선보인다. 채널A는 이수근을 앞세워 국내 최초의 물물교환 프로그램인 ‘이수근의 바꿔드립니다’와 신동엽의 ‘스토리텔링 매직쇼’, 김수미와 신현준, 탁재훈이 진행을 맡은 한식 토크쇼 ‘쇼킹’도 시청자들을 찾는다.

TV조선은 코미디언 출신 영화배우 임하룡을 필두로 개그맨들과 기자들이 총출동하는 ‘10PM’과 배우 김희선이 다른 거물급 여배우들이 함께 진행하는 셀러브리티 토크쇼 ‘여배우들’, 각 분야의 거장들이 평생 동경 하고 롤모델로 삼은 해외의 전설을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인 ‘거장, 전설을 만나다’ 등을 제작한다. 영화배우 공형진이 진행을 맡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종편 4사 중 유일하게 공채 개그맨 15명을 뽑은 MBN은 타사보다 예능 프로그램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트콤을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신동엽과 김수미가 출연하는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은 ‘뉴 논스톱’의 이근욱 감독과 ‘남자 셋 여자 셋’과 ‘세친구’의 이성은 작가와 ‘순풍 산부인과’의 하철승 작가가 의기투합한 드라마.

종편 4사는 드라마와 예능을 비롯해 수준 높은 보도와 교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보도와 교양은 모기업인 신문사의 보도 역량과 발을 맞추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jTBC 취재진은 최근 중국 옌볜 지역과 두만강 유역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다 한때 중국 공안에 억류되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의 두만강 개발 사업’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현장 취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역시 다큐멘터리 ‘트로이의 하얀 묵시록’ 3부작을 야심차게 준비 중이며 TV조선 또한 ‘차원이 다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종편은 각기 매체 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신문 지면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며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MBN가 20~30대를 타깃으로 삼아 젊은 이미지를 표방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면 TV조선은 보도와 시사, 교양에 집중하고 예능과 드라마는 외주제작으로 공급받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 뚜껑은 열렸지만…차별화는‘글쎄’

무엇보다 종편의 성패는 시청자의 눈길을 끌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라인업을 살펴보면 지상파와 닮은 모습이다. 케이블채널이 초반 과도한 실험정신과 낯선 포맷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듯, 위험보다는 안전을 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지만, 일부에서는 지상파와 차별화된 색다른 콘텐츠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신선하고 획기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목마름이다. 한 방송작가는 “모 케이블채널에서는 처음에 편당 1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서 야심차게 프로그램 만들다 망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케이블채널들이 몇 년간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것처럼 종편 또한 비슷한 과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의 성과를 보이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제작에 관한 미검증과 과도한 보이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정된 투자비로 인해 저질의 프로그램 양산에 대한 우려와 재탕, 삼탕까지 이어지는 ‘메우기’로 인해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현재 지상파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하지만, 케이블채널은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오는 12월 1일 동시 개국하는 종편 4사가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사이에서 어떠한 차별화된 점을 부각시키며 승부수를 띄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광고 시장은 ‘눈치보기’…기존 언론사는 ‘총파업’

문제는 광고 시장이다. 각 기업에 마케팅 담당자들은 종편 4사에 광고를 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종편들은 초기 대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협찬이나 광고를 따내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신생 회사인 만큼 어느 쪽에 광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파이가 어떻게 나눠지는지 어떻게 나누어하는지도 관계자들의 과제이다.

종편의 출범에 맞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2월 1일을 ‘언론장악심판의 날’로 선포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MB정권 언론장악 심판, 조중동 방송 특혜 금지, 미디어렙법 입법 쟁취를 위한 전면 총파업을 벌인다.

총파업에는 언론노조 45개 조직, 1500명 이상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CBS와 지역방송지부는 방송을 중단하거나 대체방송을 내보내고, 신문사지부는 1일자 신문에 백지광고를 내보내는 등 보도투쟁을 벌인다.

19개 지역MBC노조지부들은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조합원 200명이 총파업 집회에 동참 하기로 했고, 한국방송광고공사 지부에서도 100여명이 총파업에 동참한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종편PP 4사의 출범은 우리나라 언론지형을 왜곡시킬 것이 뻔하므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미 FTA 비준 무효 ▲조중동 방송 특혜 금지 ▲미디어렙법 제정 ▲한나라당 해체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 등 주제로 파업을 실시한다. 오후 5시부터는 종편 4개사 개국행사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이동해 총파업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종편 4개사는 1일 광화문세종문화회관과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합동 개국 축하쇼를 진행한다. 각 종편사는 각자의 채널을 통해 개국 축하쇼를 생방송하며 화려한 출발을 보일 계획이다. 화려한 출발 이면에 드리운 갖가지 문제점을 어떻게 앞으로 풀어나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이지영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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