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참여·소통 내세운 토크쇼가 대세인 까닭은

[Ki-Z 방송진단] 참여·소통 내세운 토크쇼가 대세인 까닭은

기사승인 2011-12-03 13:01:01

원조는 다르다…주병진의 ‘신사 토크쇼’
일반인 사연 받는 이색 프로 ‘안녕하세요’
건강함, 소풍 내세운 ‘기쁘지 아니한가’


[쿠키 연예] 몇 년 간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지며 불명예를 짊어졌던 지상파 방송의 토크쇼가 최근 정통 토크쇼에 초점을 맞추면 자체 정화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화제보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일반인들의 참여의 유도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앞세운다. 서로 친분이 있거나 연관이 있는 스타들을 다수 초대해 신변잡기식 토크를 나누는 것과는 차별화 된다.


지난달 12일 첫 방송된 KBS ‘이야기쇼! 두드림(이하 두드림)’은 특강과 토크쇼가 조합된 형식으로 신선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 방송인 김용만, 그리고 가수 신해철 등이 공동 MC로 나서고 게스들을 초청해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초대 손님은 유명 광고인 박웅현 씨가 등장했고, 이후 방송인 김성주와 가수 허각, 원더걸스 등이 출연했다. 연예인 초대뿐 아니라 화려한 입담의 MC들은 시청자들의 사연과 질문을 받아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MC들은 ‘편견에 맞서 싸우는 방법’에 이어 ‘지하철 매너손’과 ‘개선되어야 할 회식문화 등 일상의 사소한 고민을 해결해주며 시청자와 호흡을 나눈다. ‘두드림’은 멘토를 필요로 하는 요즘 시대에 대중들이 닮고 싶은 멘토를 초대, 이들의 인생 특강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삶의 교훈을 전한다.

12년 만에 MBC ‘토크콘서트’로 돌아온 주병진은 기존의 화려한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를 지향하며 교훈적이고 심도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나눈다. 1일 첫 방송된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는 기존의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를 지향한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청중 300명을 초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 교감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게스트 또한 연예인뿐 아니라 재계 관계자나 정치인,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첫 방송에는 국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출연해 야구와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주병진은 첫 방송에 앞서 기존의 자극적이고 시청률 지향주의를 부추긴 프로그램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요즘 방송은 시청률 때문에 본질이 퇴색되고 국민 정서에 어쩌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쫒다보면 본연의 자세에서 너무 벗어나는 경향이 생긴다. 시청률 지향주의, 물질만능주의는 인생이 황폐해지고 가치가 퇴색되지만, 꼭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공존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일반인의 사연과 고민을 받는 KBS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는 MBC ‘놀러와’를 꺾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11월 첫 방송된 KBS 2TV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일반인의 말 못할 고민을 ''전국고민자랑''을 통해 소개하고, 객석의 투표로 최고의 고민을 뽑는 형식의 프로그램.

방송에는 3cm의 작은 입이 콤플렉스인 여성과 연예인을 증오한다는 남학생, 엄마의 심한 간섭을 받고 있는 자취하는 여대생 그리고 두 달에 한번꼴로 해외여행을 가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아내가 등장해 고민을 말하고 스타들의 조언을 듣는다. 신동엽과 이영자, 컬투의 화려한 입담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한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야외에 마련된 ‘일일 힐링캠프’에 게스트를 초대해 세족식과 맨발 걷기, 심리 상담과 좋아하는 요리 만들기 등 힐링(healing.치유) 이벤트를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모닥불을 피우고 인생의 중요한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도 있다. MC는 방송인 이경규와 김제동, 배우 한혜진. 하루를 마감하는 밤 시간에 시청자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꾸미지 않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기쁨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토크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게스트들의 폭로전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실명 공개에 가까운 발언으로 타 연예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도 낳은 바 있다. 자극적인 이야기만이 시선을 끌 수 있다는 공식은 아직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이야기와 소통에 초점이 맞춰지며 톱스타들의 진솔한 모습과 일반 시민들의 애환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케이블 방송과 새로 개국한 종합편성채널과의 싸움에서 한 발 물러나 택한 최선의 선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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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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