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나도 성폭행 피해자…‘나영이’ 노래로 경종 울리고 싶었다”

알리 “나도 성폭행 피해자…‘나영이’ 노래로 경종 울리고 싶었다”

기사승인 2011-12-16 19:05:01

[쿠키 연예] 가수 알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 자작곡 ‘나영이’와 관련, 사과의 말을 전하며 자신도 성폭행 피해자임을 밝혔다.

알리는 16일 오후 서울 홍지동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영이를 위로하고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며 “3년여 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었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알리는 “나는 성폭행 피해자다. 2008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모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무참하게 당했다”며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고 실신한 상태에서 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비밀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번 노래를 만들게 된 의도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면서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조금이나마 오해를 풀고 싶어 비밀을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범인은 재판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으나 목격자가 없는 등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이 났고, 알리는 이에 항소했고 2심과 3심을 거치며 1심 형량이 모두 확정됐다. 그러나 알리는 용의자로부터 사과 한 마디를 받지 못해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알리는 자신의 노래 ‘나영이’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사건 당시 만들어놓았던 노래를 앨범에 싣게 됐다”며 “의도와는 다르게 방법과 표현이 미숙해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내 의도와는 다르게 나영이와 그 가족 그리고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다.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다시는 이 땅에서 치욕적이며 여성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성폭력 범죄, 인격 살인의 범죄가 사라지기 바란다.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에게는 평생 혼자 짊어지고 갈 비밀이며 수치다”라며 “앞으로 여성 인권과 성폭력 범죄 추방을 위해 평생 노력하며 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논란이 된 알리의 정규 앨범 수록곡 ‘나영이’는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으나 선정적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특히 가사 중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라는 가사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파렴치한 인격을 비판한 것임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비난이 쇄도했다. 이어 소속사 측은 해당 노래가 들어간 앨범을 전량 회수, 폐기처분하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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