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결산①] 2011 예능프로, 참신함보다 안정 택했다

[Ki-Z 방송결산①] 2011 예능프로, 참신함보다 안정 택했다

기사승인 2011-12-17 13:21:00

[쿠키 연예] 다사다난했던 2011년, 그래도 이 프로그램 때문에 즐거웠다. 웃음과 감동을 겸비한 예능 프로그램은 올 한해 어떤 성적을 냈을까.

삶은 곧 무한한 경쟁이다. 그냥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남보다’ 잘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 또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이 대세였다. Mnet의 ‘슈퍼스타K’로 시작된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은 MBC ‘위대한 탄생’과 SBS ‘K팝 스타’로 이어졌고, 일반인이 아닌 스타들이 경쟁을 벌이는 MBC ‘나는 가수다’로 새롭게 변형돼 큰 화제로 떠올랐다.

또한 정통 개그 프로그램인 KBS ‘개그콘서트’는 연일 시청률 1위를 독식하며 각종 유행어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큰 웃음을 선사해 12년 역사의 명맥을 이어갔고,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는 폐지된지 1년 만에 새로운 이름 ‘개그 투나잇’으로 다시 돌아와 재기를 노래고 있다.

몇 년 간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지며 불명예를 짊어졌던 지상파 방송의 토크쇼는 최근 정통 토크쇼에 초점을 맞추면 자체 정화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화제보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일반인들의 참여의 유도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앞세웠다. 서로 친분이 있거나 연관이 있는 스타들을 다수 초대해 신변잡기식 토크를 나누는 것과는 차별화 된다. KBS ‘이야기쇼! 두드림’와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등이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1박2일’ ‘해피투게더’ ‘런닌맹’ 등 지난해와 큰 변화 없이 안정을 택한 프로그램이 많았다. 또한 시즌제 프로그램을 양산했다. 지난 1999년부터 약 9년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S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진실게임’은 3년 만에 업그레이드되어 전격 부활했고, 인기 걸그룹들이 총출동한 KBS ‘청춘불패’도 시즌2로 돌아왔다. 이렇든 올 한해 예능 프로그램은 참신함보다 안정을 택하고, 화제나 이슈를 기대하기보다 소통과 참여를 내세웠다.

‘나가수’부터 ‘슈퍼스타K’까지…서바이벌 프로그램 ‘제2라운드’

몇 년 전부터 돌풍을 일으킨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열기는 식지 않고,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안정적인 행보를 지향하고 차별화된 구성과 실험적인 도전의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높은 시청률이 증명하듯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프로그램임은 분명해 보인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은 올해도 계속됐다. 하반기 방송사들은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이며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쳤다. 시즌3로 돌아온 Mnet의 ‘슈퍼스타K’가 8월에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후발 주자인 MBC ‘위대한 탄생’ 또한 시즌2로 9월 맞불을 놓았다. 이후 SBS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가 12월 초 화려한 막을 올리며 2011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2 방송에서 존박과 장재인, 허각, 강승윤 등의 스타들을 배출하며 큰 화제를 일으킨 ‘슈퍼스타K’는 지난 12일 시즌3를 시작하며 야심찬 출발을 알렸다. 상금은 지난해 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제작비 또한 80억에서 100억으로 늘었다. 참여자들도 지난해보다 두 배에 가까운 200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몰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슈스케3는 제작비 100억 원과 준비기간 7개월, 신청자 197만 명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출발했지만, 결승전의 시청률은 13.9%로, 지난 시즌 결승전의 시청률인 18.1%에 비해 낮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단 한 주를 제외하고 케이블과 지상파를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최강자다운 면모를 입증하며 화려한 퇴장을 했다.

올해 초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의 아류작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8.3%의 시청률로 시작해 20%대를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성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유명 스타들이 멘토로 나섬으로써 재미를 더했고 시청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시즌2 역시 실력파 가수들이 총출동하는데, 가수 이선희와 이승환, 윤상, 박정현, 작곡가 윤일상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가 방송되는 금요일 밤 11시보다 1시간 이른 10시에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정면승부를 벌이게 됐다. ‘슈스케’가 종영한 요즘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올리며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BS의 ‘K팝스타’는 SM, YG, JYP 등 국내 최고의 스타 제조 시스템을 갖춘 3곳의 기획사가 방송 최초로 한 자리에 모여 세계시장을 공략할 차세대 K팝 스타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지난 9월부터 남미 아르헨티나 오디션을 시작으로 뜨거운 열기 속에서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했고, 하버드출신 재원부터, MIT연구원, 실제 가수와 연기자 출신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능력 있는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양현석과 박진영, 보아가 나란히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

무엇보다 올해 최고의 화제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미션을 펼치며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소라를 비롯한 정엽, 백지영, 김범수, 윤도현, 박정현, 김건모 등 실력파 가수들은 일반인으로 구성된 청중 평가단 앞에서 불꽃 튀는 가창력 대결을 벌였다. 본인 노래가 아닌 지정된 무대를 선보인 뒤 청중평가단에 의해 가장 낮은 순위를 받은 가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장르의 노래와 같은 스타일의 가수들만 차지하고 있는 가요계에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스타일이 다른 가수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노래 실력이 뛰어나지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를 새로 만나는 즐거움도 컸다.


‘달인’ 김병만…‘개그콘서트’ 변치 않는 전성시대

요즘 대세는 개그맨 김병만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코너 ‘달인’으로 서서히 인기가 올라가더니 이제는 다양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섭외 순위 1순위로 떠올랐다. 김병만은 지난 4년 간 류담, 노우진과 호흡을 맞추며 ‘달인’을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로 만들었고, 최근 자전 에세이를 발간하면서, 성실함과 시련을 이겨낸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SBS ‘키싱앤크라이’에서는 한번도 타보지 않은 스케이트를 신고 찰리 채플린으로 변신해 완벽한 무대를 선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07년 12월에 첫 방송 전파를 탄 ‘달인’은 김병만과 류담을 인기 정상에 올려놓은 코너로 장기간 큰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김병만은 이 코너 하나로 KBS ‘연예 대상’ 후보에 3년 연속 올랐고 ‘2011 국제 에미상(International Emmys Awards)’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월 ‘달인’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쉬움과 함께 어떠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김병만은 ‘달인’에서 매회 기발한 미션에 도전해 독특한 웃음을 선사했으며 노력과 부지런함이 부각되며 감동을 안겨왔다.

김병만의 가능성과 의지를 ‘달인’에서 확인했다면 SBS ‘정글의 법칙’은 그야말로 무르익은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에서 류담과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 그리고 배우 리키김과 함께 아프리카 오지에서 오로지 자신들의 힘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극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물도 식량도 침낭도 없이 말 그대로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이 과제인 환경 속에서 특유의 웃음과 또한 위기를 극복하는 남다른 투혼을 벌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회 주말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개그콘서트’는 올해 고소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지난 11월 ‘개그 콘서트’의 인기코너 ‘사마귀 유치원’에서 최효종이 설명한 총선 승리 과정이 국회의원들을 모욕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최 씨를 형사 고소했다. 이같은 피소에 지난달 27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에서는 강 의원을 겨냥하는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시청률 25%를 돌파,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결국 고소를 취하하며 헤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씁쓸함을 안겼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는 새로운 이름 ‘개그 투나잇’으로 다시 돌아왔다.
웃찾사가 폐지된 지 1년 만이다. 웃찾사는 지난해 10월 방송 7년 6개월 만에 폐지됐었다. 기획 단계부터 ‘웃찾사 시즌2’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은 ‘개그 투나잇’은 기존의 공개 코미디를 ‘뉴스’라는 틀에 담은 형식으로, 시사와 풍자, 그리고 각종 사회성 있는 내용을 웃음으로 풀어가는 신개념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한 주간의 뉴스를 토크로 풍자하는 데스크 코미디, 무대 개그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소개하는 코너 등 버라이어티한 개그가 눈길을 끈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총 7년 8개월 동안 방송됐던 웃찾사는 한때 시청률 30%를 기록했었으나 지난해 3%까지 떨어지며 끝내 폐지됐었다. 화려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떠나거나 돌아오거나…강호동의 ‘퇴장’과 주병진의 ‘컴백’

예능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했던 ‘슈퍼 MC’ 강호동의 잠정 은퇴는 방송가의 커다란 사건으로 남는다. 강호동이 지난 9월 최근 불거진 세금 ‘과소납부’ 논란과 관련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이 일제히 비상에 걸렸다.

강호동이 출연하고 있는 KBS 2TV ‘1박2일’, MBC ‘무릎팍도사’, SBS ‘강심장’‘스타킹’은 타격을 입게 됐다. ‘1박2일’은 강호동이 빠진 채 다른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고 ‘무릎팍도사’는 5년의 역사를 남기고 종영했다. ‘강심장’은 함께 진행을 맡던 이승기가 단독으로 나섰고, ‘스타킹’은 붐과 이특이 새 진행자로 나섰다. 강호동의 빈자리는 프로그램을 폐지할 만큼 컸지만, 일각에서는 평소 빛을 보지 못했던 다른 연예인들이 재조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가는 사람이 있으면 오는 사람이 있는 법. 강호동의 잠전 은퇴에 이후 주병진의 컴백은 더욱 반가웠다. 12년 만에 MBC ‘토크콘서트’로 돌아온 주병진은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기존의 화려한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를 지향하며 교훈적이고 심도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는 기존의 버라이어티 토크쇼와는 다른 정통 토크쇼를 지향한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청중 300명을 초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 교감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게스트 또한 연예인뿐 아니라 재계 관계자나 정치인,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첫 녹화에는 국내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출연해 야구와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까지 시청률과 반향은 미비하지만 정통 토크쇼의 컴백은 의미가 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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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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