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환자 사고 8년 만에 새 삶, “이젠 만세도 할 수 있어요”

사지마비환자 사고 8년 만에 새 삶, “이젠 만세도 할 수 있어요”

기사승인 2012-05-02 11:59:01

손상 척수에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 직접 주입으로 치료

[쿠키 건강] 교통사고를 당해 8년째 사지마비였던 박모씨가 줄기세포 치료로 새 삶을 살게 됐다.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한 박씨는 목 부위의 척수손상으로 인해 하반신의 감각과 움직임이 전혀 없게 됐다. 상반신은 감각이 없는 상태로 팔이 조금씩 움직일 뿐이었고 냄새도 제대로 맡을 수 없었다.

박씨는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와 중국에서 침 치료를 받는 등 모든 방법에 매달려 봤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10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자신의 줄기세포를 손상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서 2007년부터 상반신 감각이 돌아왔으며 팔 전체에 힘이 생겨 두 팔을 위로도 쭉 뻗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교통사고, 추락사고, 폭행 등의 원인으로 사지가 마비된 만성 척수손상 환자에게 자신의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수술을 시행해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가 국내 의학자에 의해 세계 최초로 학계에 발표됐다.

전상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목뼈를 다친 만성 척수 손상 환자 10명에게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해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 10명 중 3명의 환자에게서 일상생활이 개선되는 등 증상이 호전되는 변화를 확인했다고 미국신경외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뉴로서저리’(Neurosurgery) 5월호를 통해 밝혔다.

전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한 척수손상 부분의 상처가 사라지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상의 변화를 세계 최초로 입증해 신경학적 호전의 증거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척수손상 치료법은 척추 신경막 내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이 유일했지만, 전 교수팀은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에 직접 찔러 넣어 주입하는 수술 기법을 학계 최초로 새롭게 제시해 영구적인 부작용 없이 시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척수손상 치료법은 동물 실험을 통해 척수 내 직접 주입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지만 위험성 때문에 사람에게 시도하기는 어렵다고 여겨왔다. 전 교수팀은 높은 위험성으로 시도되지 않았던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통해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한 것이다.

전 교수는 “척수 손상 줄기세포 치료 후 신경학적인 개선의 증거를 제시한 연구 결과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줄기세포의 유전자 조작, 주입되는 줄기세포의 최적량 확립,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급성기 척수손상 환자의 적용, 지지체의 병용, 치료 후 변화 관찰을 위한 영상 기술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줄기 세포의 치료 효과는 입증됐지만 몇몇 환자에서 팔의 일부 힘만 좋아지는 점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율이 높지 않을 수 있어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전상용 교수팀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만성 척수손상 치료의 3상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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