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여자로 좀 봐주세요” 춤바람난 ‘국민배우’ 고두심

“나도 여자로 좀 봐주세요” 춤바람난 ‘국민배우’ 고두심

기사승인 2012-05-31 20:38:01

[쿠키 문화] “요즘 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 엄마’로 불렸는데, 이제 ‘여자’로 여러분 앞에 서고 싶어요.”

‘국민배우’ 고두심(61)이 춤바람이 났다. 그녀는 지난해 여름부터 짬짬이 스텝을 밟기 시작해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인 레슨까지 받고 있다. 탱고, 차차차, 스윙, 슬로우 폭스, 비엔나 왈츠에 컨템포러리 댄스까지. 화려한 여성경제인으로 거친 현장 인부들을 휘어잡을 때도 딸에게만은 다정한 엄마(SBS TV 드라마 ‘내일이 오면’)였던 그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춤을 통해 ‘엄마’를 넘어 ‘여자’로 거듭나겠다고 나섰다.

7월 24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 가면 춤추는 고두심을 볼 수 있다.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평범하게 살아왔던 한 중년 여인이 방문교습 댄스 강사로부터 6주 동안 6가지 댄스를 배우면서 춤을 통해 진정한 자아와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의 연극 ‘댄스레슨’ 여주인공으로 이날 무대에 오른다. 2007년 ‘친정엄마’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것으로, 연기인생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고두심이 선택한 것이다.

‘댄스레슨’은 200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초연 이후 200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12개국 언어로 번역돼 20개국 5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공연됐다. 음악과 춤, 코미디가 공존하는 이 작품은 나이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면서 ‘깊이 있는 매력적인 코미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두심은 지난해 배역이 결정된 뒤 “어려서 고전무용을 좀 했다. 예전부터 춤을 꼭 배워보고 싶었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2시간이나 되는 공연을 이끌어 가면서 춤을 여섯 가지나 보여줘야 하니 그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터. 고두심은 올해 초 ‘부담된다’ ‘그만두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할 만큼 힘들어했다.

하지만 고두심이 누구인가. 드라마 ‘전원일기’ ‘꽃보다 아름다워’, 영화 ‘인어공주’ ‘엄마’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이 시대 최고의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아니던가. 그는 지난 23일 포스터 촬영장에서 “무대에서 만날 날이 설레고 기대된다. 부끄럽지 않은 무대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두심의 춤 지도를 맡고 있는 안무가 남미경(강남대 겸임교수)씨는 “센스 있고, 유연하고, 열정적이어서 진도가 빠르다”며 “순간반응이 빨라 몸의 애드리브가 좋고 춤추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역시 타고난 예인(藝人)”이라고 칭찬했다. 고두심의 상대역인 댄스 강사를 맡은 배우 지현준(34)도 “정말 춤추는 모습이 소녀 같이 귀여우시다”며 “인간적으로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나 좋다. 멋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고두심은 “열심히 멋지게 해내서 공연을 보신 분들이 고두심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가시면 좋겠다”며 춤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연극 제작을 맡고 있는 CJ E&M 마케팅팀 김부경씨는 “그동안 최루성 내용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모녀극과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이른바 ‘여자 힐링 프로젝트’답게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은 뮤지컬 ‘헤드윅’ ‘쓰릴 미’와 영화 ‘페이스 메이커’ 등에서 인물의 심리를 매우 치밀하고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은 김달중 감독이 맡았다. 연극은 9월 2일까지 이어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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