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여름감기? 콧물부터 살펴보세요

오뉴월 여름감기? 콧물부터 살펴보세요

기사승인 2012-06-12 15:09:00
[쿠키 건강] 옛 말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5~6월은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인데 요즘엔 실내 에어컨과 일교차로 상황이 달라졌다. 콧물과 기침 증상이 계속되면 으레 감기약부터 찾지만 실제로는 단순 감기가 아닌 축농증이나 비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상당수다.

단순 감기와 코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지만 콧물을 자세히 보면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콧물은 비슷해 보이지만 맑고 투명한 콧물, 누런 콧물, 냄새 나는 콧물 등으로 구분된다. 코 질환을 감기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만성으로 진행돼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콧물의 색만 잘 살펴도 코 속 질환을 짐작할 수 있다.

◇맑은 콧물, 2주 이상 지속되면 알레르기비염= 맑은 콧물은 주로 호흡기 질환 초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렸거나 알레르기비염일 경우 콧물이 맑고 물처럼 흐르는 양상을 보인다. 감기는 푹 쉬면서 수분과 영양 섭취만 잘해도 일주일 정도면 금세 나을 수 있다. 하지만 2주 이상 맑은 콧물이 나오거나 재채기, 눈 가려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감기보다는 알레르기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알레르기비염은 증상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알레르기비염 초기에는 항히스타민제 같은 항알레르기 약물이 처방된다. 알레르기비염의 3대 증상으로 불리는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이 모두 발생할 경우엔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나 혈관수축제로 치료한다. 만약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누런 콧물, 열흘 이상 지속되고 냄새나면 급성 축농증 의심= 누런 콧물은 주로 질환이 심해졌을 때 발생한다. 초기에는 맑은 콧물이었다가 색이 누렇게 변하면서 끈끈해진다. 특히 누런 콧물이 열흘 이상 계속되고 냄새까지 난다면 급성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다. 급성 축농증은 감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 축농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용배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원장은 “감기에 걸릴 경우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부비동은 코와 연결되기 때문에 염증이 부비동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감기의 87%에서 염증이 부비동을 침범한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축농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와 함께 부비동 내에 고인 콧물을 빼내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 감기라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만성 축농증으로 진행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냄새 나는 녹색 코딱지는 위축성비염= 콧물의 냄새로도 코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데 보통 균이 증식해 있을 경우 콧물에서 냄새가 난다. 심한 축농증이거나 코 속에 이물질이 있는 경우, 드물지만 암일 경우 등이 그렇다. 콧물은 나지 않지만 냄새가 나는 녹색 코딱지가 있다면 위축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위축성비염은 코 속 점막이 위축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악취가 주요 증상이어서 주위 사람이 냄새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 외에 코피가 자주 나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코나 목구멍에 건조함이나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치료는 코 점막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둬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 조절이나 코 세척을 통해 관리한다.

가끔씩 콧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코 속이 건조해져 충혈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코 속이 건조하지 않게 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50% 정도로 조절하고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피가 섞인 갈색 콧물이 지속적으로 나는 것은 악성 종양이나 결핵 등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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