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음악으로 연결되는 운명…‘카페 드 플로르’

[Ki-Z 작은 영화] 음악으로 연결되는 운명…‘카페 드 플로르’

기사승인 2012-07-14 12:54:01

[쿠키 영화] “깊은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는 삶 전체 혹은 두 번의 삶이 필요하다.”

영화 ‘카페 드 플로르’에는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두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흐른다.

1960년대 파리. 재클린(바네사 파라디)은 다운증후군인 로랑을 낳고 그 아이가 9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러던 중 다운증후군 환자의 평균 수명이 25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재클린은 로랑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목표이자 꿈이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이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재클린은 로랑이 같은 반 친구 베로와 사랑에 빠지자 어떻게 해서든 두 사람을 떼어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현대의 캐나다 몬트리올. 앙투완(케빈 파랑)은 성공적인 DJ이자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딸을 둔 가장이다. 하지만 운명이라 믿었던 아내와 이혼하고 매력적인 여성 로즈와 사랑에 빠진다. 마냥 행복할 것 같았지만 앙투완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고 전처는 극심한 두통과 환영을 보게 된다.

영화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의 이야기를 빠른 교차편집을 통해 보여주며 미스터리하게 연결된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려낸다. 40년이 넘는 시간차를 둔 두 스토리는 음악 ‘카페 드 플로르’로 연결되는데,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궁금증을 불러 모으며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야기는 앙투완의 전부인 캐롤이 영매를 만나게 되며 퍼즐처럼 맞춰져 간다. ‘카페 드 플로르’는 서양 영화로서는 드물게 전생과 윤회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반쪽이 아님을 받아들여야 할 때 겪는 고통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여 이들의 상처를 함께 느끼게 한다. 또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운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던 이들의 관계 혹은 갈등이 영매를 통해 너무나도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아 비과학적이고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몽환적인 음악들과 감성적인 영상, 스타일리시한 편집 기술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가진다.

장 마크 발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아틀란틱 필름 페스티벌과 밴쿠버 비평가 협회에서 최고의 캐나다 영화로 선정됐다. 19세 이상 관람가이며 오는 19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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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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