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의료진이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녹내장’ 환자들의 안압을 낮출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의료진은 녹내장 환자들에서 안압을 낮추는 것이 시신경의 내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세계 최초로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사진)·이은지 교수 연구팀은 안압을 낮췄을 때 눈에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녹내장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시신경단층분석검사계(OCT)를 활용, 수술 전과 수술 후 1주일, 1개월, 6개월 간격으로 사상판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 섬유가 지나가는 조직인 ‘사상판’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복원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녹내장 치료 방법은 약물이나 레이저, 수술적 치료를 통해 눈 안의 압력(안압)을 낮추는 것이지만, 안압을 낮추는 것이 시신경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사상판’은 시신경 섬유가 지나가는 부분에 구멍이 얼기설기 뚫려있는 형태의 조직으로 그 구멍 사이로 시신경 섬유가 빠져나가는데 눈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상이었던 사상판에 변형이 일어난다. 따라서 사상판 구멍 사이를 지나가는 시신경 섬유에 압박이 가해져 손상이 일어나며 녹내장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안압을 떨어트리면 변형된 사상판 조직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며, 이는 녹내장 치료 과정에서 안압을 낮추면 사상판이 복원되고 그에 따라 시신경 손상이 최소화돼 녹내장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태우·이은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안압을 많이 낮추면 낮출수록 사상판 복원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많이 낮추는 것이 녹내장 치료경과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태우 교수는 “녹내장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긴 했지만 그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안압으로 인해 변형된 사상판이 안압을 낮추면 다시 복원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안압을 많이 낮출수록 사상판 복원율이 높아지는 만큼 녹내장을 치료할 때 가능한 한 많이 떨어뜨리는 것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안과학(Ophthalm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gn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