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감] 산(?)으로 간 식약청 국정감사… 의원들, 보여주기식 자료 난무(종합)

[2012 국감] 산(?)으로 간 식약청 국정감사… 의원들, 보여주기식 자료 난무(종합)

기사승인 2012-10-18 21:50:01
얼토당토한 문제제기 ‘황당’… 비판만 있고 대안 없는 초보식 국감 진행 ‘실망’

[쿠키 건강] 18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가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의 얼토당토한 문제제기로 아쉬움을 샀다. 정권말기에 들면서 대다수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이날 식약청 국감에서 시종일관 지적과 비판만 있고 대안과 명확한 결론이 없는 국감을 진행, 실망감만 안겨줬다. 특히 의원들은 이미 수차례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도된 내용을 재탕, 삼탕했고, 미흡한 자료로 별다른 이슈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성과 없이 마감했다.

A의원은 이미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해열진통제 게보린, 사리돈A를 겨냥, 게보린과 게보린S의 부작용 건수를 비교, IPA성분이 제외된 게보린S는 부작용 보고가 없어 IPA 성분 함유 여부에 따라 부작용 발생 여부가 결정된다는 추측 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금년 시판된 게보린S는 허가만 되고 시판된 적이 없었던 품목으로 확인돼 의원실 자료의 미흡한 점이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B의원은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무조건 550여개 난립된 제약사들은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밀어부치기식 주장을 하기도 했다.

C의원은 시중유통 생수를 조사해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국민 불안감만 부추겼다. 하지만 기준도 없고 인체에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여서 관련 업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생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발표에 “생수 문제가 아니고 페트 부분인데, 기준치가 있는 것도 아닌 내용을 이런 식으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의원실 발표만 따져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든 제품은 환경호르몬에 노출돼 있다는 것인데, 그럼 일반 공기 중에도 있는 환경호르몬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이번 주장은 너무 억측 같다”고 비난했다.

또한 동물세포배양을 통한 항체치료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인 송도의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의 운영.관리를 지경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바이넥스가 식약청의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문제점을 제기하는 의원도 있었다. 하지만 5년간 15건의 행정처분은 소포장단위공급위반, 허위과대광고 등의 일반케미칼 위주로 바이넥스 본사가 있는 부산 생산시설과 관련돼 있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자 해당의원은 처음과 달리 목소리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D의원은 매번 단골메뉴로 나오는 나노 화장품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문제제기 자체가 인터넷에 유통된다는 것만을 사실로 식약청에 문제를 제기해 하나마나한 비판이 됐다.

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프로포폴 등 마약류위반 병의원들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를 꼬집으며, 프로포폴 등의 관리체계 및 처벌수위를 높이는 법안을 만들 것을 촉구해 현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의원도 있었다.

또한 식약청이 예산을 이상한 곳에 낭비하는 것을 꼬집어 비판하는 의원도 있어 그나마 면은 세울 수 있었다. I 의원은 식약청이 주류 안전검사 장비 예산 13억7000만원으로 갤럭시탭 2000대를 구입한 것은 절차 위반과 부적정 집행이었다고 꼬집었다. 예산의 부정적 사용에 대한 지적은 국감 단골메뉴였지만, 이번 만큼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혔다.

한편 식약청은 초선 의원들의 보여주기식 형식적 문제제기가 그나마 이정도로 끝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8대 마지막 국감에 비해 온도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국감이 식약청 보다는 오히려 일부 보건복지위원회 초선 의원들의 치부가 더 많이 드러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유미, 조규봉 기자 yumi@kukimedia.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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