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잘 받는 까칠한 상사 ‘성대가 딱딱해’

스트레스 잘 받는 까칠한 상사 ‘성대가 딱딱해’

기사승인 2012-10-19 14:41:00
[쿠키 건강] 광고대행사 마케팅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이미라(39·여)씨는 한달 전부터 쉰 목소리가 계속되고 조금만 언성을 높여도 목이 쉽게 피로해져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평소 성격이 급한 이씨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하지만 스트레스를 잘 받고 욱하는 성격 탓에 직장 내에서 까칠한 상사로 낙인이 찍혔다. 특히 회의가 잦아 그때마다 직원들에게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급기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씨는 성대 점막에 굳은 살이 생기는 ‘성대결절’을 진단받았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흔히 성대결절은 가수, 교사, 뮤지컬 배우 등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이씨처럼 스트레스를 잘 받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 분노, 강박증 등 정신요인에 의해서도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호르몬, 목에 악영향

인간의 몸이 받아들이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개인의 성격적인 면이 크게 좌우한다. 작은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격,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고민부터 하며 스트레스를 스스로 자초하는 성격.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형 중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은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줄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분노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음성의 강도가 커지고, 성대점막의 움직임이 빨라져 강한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음성질환으로 진전될 수 있다. 특히 만성적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머리주위와 목 뒤의 근육이 수축되는 현상을 일으킨다. 경직된 목 주변의 근육과 어깨 근육은 음성을 산출하는 후두근과 성대에 불필요하게 힘을 주는 과긴장성 발성을 하게 만든다.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에서 긴장이 일어나면 후두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크게 말하려고 할 때 음역이 올라가며 부적절한 음역 수준은 성대결절과 같은 음성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성대결절이 생기는 이유는 성대 사이의 충격에 의해 점막 아래의 고유층에 손상이 일어나 이곳이 섬유조직에 의해 대치되고 점막과 함께 두꺼워져 결국에는 결절로 진행하게 된다. 성대점막에 생긴 굳은살은 통증이 전혀 없고 음식물을 삼킬 때도 문제가 없다. 다만 쉰 목소리가 지속돼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목소리 피로도가 평소보다 심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분노 조절 잘하면 정신건강과 목건강 지켜

스트레스로 인한 성대결절은 무엇보다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또 기침은 조용히 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고함을 지르거나 큰 소리는 가급적 피하고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화를 내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신 꼭 누구를 부르기 위해 큰 소리를 내야 할 경우에는 휘파람이나 벨을 사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김형태 원장은 “쉰 목소리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결절의 원인이 되는 음성남용을 제한하고 잘못된 발성습관을 교정하는 음성치료가 중요하다”며 “성대점막의 윤활 작용을 위해 습기를 충분히 보충하고 음성휴식, 음성치료만으로도 환자의 80% 이상에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음성치료만으로 결절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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