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점쟁이들’ 강예원 “예쁜척? 오글거려서 못해요”

[쿠키 人터뷰] ‘점쟁이들’ 강예원 “예쁜척? 오글거려서 못해요”

기사승인 2012-10-24 17:25:01

[인터뷰] 당차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배우 강예원.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보통의 여배우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챌 수 있다. ‘해운대’ ‘헬로 고스트’ ‘퀵’ 등 흥행 영화에 출연, 여성성을 강조하는 인물이 아닌 천방지축 코믹 발랄한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영화 속에서 선보이는 날 것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이 그의 연기스타일이다. 스스로도 작품에서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조차 없다고 당당히 말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점쟁이들’에서도 주저 없이 망가졌다. 열혈 여기자 찬영으로 분해 극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그는 무거운 머구리를 쓰고 심해 20m에서 진행된 수중촬영을 버텨냈고, 어설픈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을 웃음 짓게 만든다.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엄선된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벌어지는 전대미문의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

유난히도 고생스럽고 몸 쓰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그는 앞으로 ‘강예원 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브랜드가 있는 액션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예쁘고 멋있는 액션이 아닌 생활형 액션을 주로 선보였어요. 있는 그대로의 날것이죠. 일부러 망가지거나 웃기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정말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으로 감정 이입하다보니 그런 장면이 나왔고 예쁜 척 하지 않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강예원 표 액션 장르를 개척하고 싶어요. ‘제 몸동작은 이렇고요. 제 다리는 요만해요. 제 한계는 이거예요’라고 솔직하게 보여주면서 저만의 것을 만드는 거죠.”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배우다 보니 예쁘게 보이고 싶은 순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미모가 돋보이는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예쁜 척 하는 것 자체가 제 성격과 맞지 않아요. 손발이 오그라들거든요. 저는 털털한 성격이고 그게 진짜 제 모습이에요. 그런데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갑자기 예쁜 척 하고 그러는 건 잘 못하겠더라고요. 앞으로도 못할 것 같아요 그건. 다만 예쁘게 꾸며도 되는 시상식 같은 자리에서는 누구보다 돋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죠.”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8kg이나 살이 쪘다. 통통한 모습이 여기자 찬영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만 일부러 살을 찌운 것은 아니란다. 힘든 촬영이 계속 됐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었더니 살이 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우처럼 관리하고 그런 걸 잘 못해요. 일단 촬영이 시작 됐고 저는 제 몫을 해내야하는데 힘들고 에너지가 없으니까 끊임없이 음식을 먹었어요. 운동도 못하고 자꾸 먹다보니 살이 8kg이나 쪘더라고요. 여자로서 속상하긴 하지만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해주시니 전 좋아요. 촬영이 끝나고 9kg 감량에 성공했고요(웃음).”

촬영 현장은 추위와의 전쟁이었다. 쉬는 날 없이 촬영은 계속됐고 온갖 스트레스에 체력적인 부담이 더해져 한동안 가위에 눌리기도 했다.

“가위에 한 번도 눌려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 경험했어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잠을 잘 못 잤죠. 새벽 3시쯤에 깨서 잠결에 연기를 하기도 했어요. 촬영장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무의식중에 그런 것들이 있었나 봐요. 어느 날은 30분 동안 침대위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데 그제야 잠이 깬 거예요.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잤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 때는 제 자신이 정말 불쌍했어요. 그렇게 고생해서 힘들게 찍은 작품인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작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그에게는 ‘흥행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배우로서 매우 뿌듯하고 기쁜 일이지만 마음 한켠에는 그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이번 작품도 어깨가 무겁다고.

“만나는 작품들이 성공하니까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요. 제가 잘해서 된 것이 아니라 상황이 좋아서 잘 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건데 저 역시 늘 잘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죠. 그런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해도 자꾸 신경 쓰이네요(웃음).”

그의 다음 작품은 ‘조선 미녀 삼총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미녀 삼총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하지원, 가인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한때 ‘제2의 하지원’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던 강예원. 존경하는 배우로 하지원을 꼽았다.

“지원 언니는 정말 순수하고 착해요. 옆에서 보면서 저런 순수함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죠. 또 저와는 다르게 정말 여성스러워요. 옆에 있으면 저는 말도 툭툭 내뱉고 하니까 남자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원 언니의 그런 모습을 배워야겠어요. 예쁜 척이 아니라 모습 하나하나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배우예요.”

하지원 외에도 닮고 싶은 배우가 있을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탈리 포트만과 탕웨이를 꼽았다.

“나탈리 포트만은 뭐든지 잘해서 좋아요. 정말 유일무이한 배우예요. 탕웨이는 에너지가 센 배우라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만추’에서 보면 극장 안을 숨죽이게 하는 에너지가 있어요. 그 에너지로 극을 계속 이끌어 가죠. 정말 대단한 배우예요.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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