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1985’ 고문 자행된 대공분실 어떻게 재탄생시켰나?

‘남영동1985’ 고문 자행된 대공분실 어떻게 재탄생시켰나?

기사승인 2012-10-30 11:33:01

[쿠키 영화]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남영동1985’에서 고문장면이 촬영된 세트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화에서 고문장면이 80~90%를 차지하는 만큼 대공분실 세트장은 매우 중요한 장소다. 제작진은 끔찍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의 실체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그곳에서 취조당한 경험이 있는 정지영 감독의 지인과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이곳은 1976년에 세워져 1990년대까지 시국사범을 취조하는데 사용됐다. 이후 2005년 10월 이후 경찰의 인권보호센터로 개칭한 이 건물은 인권교육을 위해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물론 고문이 자행됐던 흔적들은 말끔히 지워져 있고, 물고문이 자행됐던 욕조도 철거돼있는 상태다. 다만, 1987년 6월 항쟁을 불러일으킨 박종철 열사가 고문받았던 취조실만 복원돼 있다.

미술팀은 고문피해자의 증언에 의존해 고 김근태 의원이 고문받은 515호실의 디테일을 재현했다. 취조실 도면을 완성한 후 고문 피해자를 찾아다니며 대공분실을 당시 상황과 흡사하게 만들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숱한 고문이 벌어졌던 장소지만 실체를 아는 이가 별로 없어 증언에 의존해 만드는 방법뿐이었다”면서 “모두 한마음이 돼 당시 현장을 있는 그대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노력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남영동 1985’는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민주화운동 청년 연합 의장이던 1985년 9월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간 당한 고문을 김 전 고문이 쓴 동명의 자전 수기를 토대로 극화한 작품이다. 박원상, 이경영, 명계남, 서동수, 김중기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2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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