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칼럼-장미인애] ① 작가를 꿈꿨던 나…원태연 보조작가 될 뻔도

[스타 칼럼-장미인애] ① 작가를 꿈꿨던 나…원태연 보조작가 될 뻔도

기사승인 2012-11-22 12: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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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거나 전문적인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친분이 있던 작가 원태연이 그의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잘 쓸 줄 몰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 10년 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배우 장미인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나는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형사가 되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웹툰에서 미스터리 형사물을 연재하는 남은주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맡으신 문희정 작가님께서 작가들과의 합숙을 권유한 만큼 리얼리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이렇게 글을 통해 우리 드라마도 알리고 은주의 마음도 나누고 결정적으로 나 장미인애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 우선 내 이야기로 첫 번째 칼럼을 시작하기로 했다. 작가로서의 첫 글은 아무래도 내 이야기가 가장 좋겠지.

내가 작가에 대한 작은 희망을 품은 것은 작년 가을인 201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분이 있었던 시인이자 감독님이신 원태연 감독님께서 정성스레 사인된 담긴 ‘고양이와 선인장’이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작가님으로부터 독후감을 쓰라는 명을 받았다. 그 독후감은 아직 ‘보낸 편지함’에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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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고 동네 조그만 골목길 집 앞 버려진 낡은 소파 위에

해가 저물도록 플루트를 불던 소녀가 있었어요

음악가가 될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

길바닥에 나앉고 나서 꿈을 접어버린 나에겐

나 자신이 가장 못나고 외로웠고 그리고 언제나 늘 혼자였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이 온 것처럼 배우가 되고 싶었을 때

내 인생이 첫 번째 기회 발레를 시작해 학교에 가고

진정한 배우, 내가 꿈꾸던 배우가 되기 위해

스물여덟 지금까지

잔잔한 바다에서 거센 파도와 폭풍우가 오고 가다가

이젠 좀 고요를 찾는 시기인 것 같아요

고양이와 선인장을 읽으며 한 구절 한 구절 감동과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외로움과 감사와 쓸쓸함을 모두 몸소 느끼며

저도 장미의 향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요

누군가 내 외로움을 느낀 만큼 가시를 보듬어 준다면 감사하겠죠.

좋은 책 감사합니다. 장미 올림 >



독후감을 보낸 직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원태연 작가님이 보조 작가로 써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감사함으로 인해 솟아난 바로 지금 이 작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에 대해 글을 쓰기 전에 주변인들의 증언을 수집해 보았다. 장미인애는 엉뚱하다, 4차원이다, 소년 같다, 장난기가 많다, 덜렁이다, 쿨하다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래, 나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사실 청개구리다. 스스로의 결정과 함께 행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이라도 내가 이 일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남들이 모두 ‘아니다’라고 말할 때에도 나는 ‘맞다’고 한다.





그런 성격은 영화를 선택할 때 나타난다. 요즘 영화 보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관객의 평가를 중요시하고 주변 사람들의 평판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절대 그런 이유로 영화 관람을 선택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본다. 보지 않고서 경험하지 않고서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판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것 아닌가.



사람을 만날 때도 그렇다. 직접 만나고 느껴보고 그 사람에 대해 결정하는 편이다. 상대방도 그렇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가 아닌 나와의 만남을 통해서 내가 자신에 대해 판단하기를 바라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인생의 맛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의 엉뚱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평범하다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보기도 한다. 술을 마시면 먹고 싶은 라면을 두고 ‘절대 살이 찌지 않는다’고 우기는 모습이나, 촛불 부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의 생일 케이크에 집착하는 모습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딱딱한 질감이 싫어 밀가루 음식을 씹지도 않고 넘기기도 하고, 남들은 큰맘을 먹어야 하는 여행도 어제 밥 먹다 결심이 서면 오늘 아침 나는 이미 교통수단에 몸을 실은 채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는 식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 이유를 엉뚱한 데서 찾지만 나는 그것을 ‘솔직하다’라고 하고 싶다. 나는 감정과 생각에 언제나 솔직하려고 노력한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했다면 그때부터 나는 이미 여행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②부에서 이어집니다.

글=장미인애

편집=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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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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