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그린닥터스(이사장 정근)는 2005년 1월부터 8년간 북한 개성공단 내에서 남북한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해온 ‘그린닥터스 남북협력병원’이 12월말 문을 닫는다고 9일 밝혔다.
그린닥터스는 이달 초부터 개성병원 내 의료시설 등을 철수하는 문제를 북측 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협력병원은 2004년 우리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단 근로자들의 응급 진료를 목적으로 대북 협력사업자를 모집했고, 이에 그린닥터스가 첫 대북사업자로 지정된 이래 8년간 남한 근로자 5만명과 북한 근로자 30만명 등 모두 35만 여명을 무료 진료했다.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남측 근로자들을 진료하는 남측 진료소를 직접 운영했고, 북측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북측 진료소의 운영비 일체를 부담해왔다. 그린닥터스는 20명이 넘는 북측 의료진들의 월급 3000 달러 등 협력병원 운영을 위해 매달 1000만원을 지원했다. 또 개성병원 의약품과 북한 개성시 인민병원에 보내는 의약품을 포함해 매년 5억∼8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50억원 이상 지원해왔다.
그린닥터스는 개성병원을 운영하면서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북한 땅에서 무료 진료를 해왔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남북관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그린닥터스 의료진들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불씨를 지켜왔다.
개성병원은 남한 근로자의 무료진료는 물론 북한 근로자의 치료지원과 장비,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북한의료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한 의료교류를 지속해왔을 뿐만 아니라 탁아소 지원, 결핵퇴치 사업 등 의료 외에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남북한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이 운영을 종료함에 따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개성공단 응급의료시설’을 설치하고 이달부터 경기 일산백병원에 응급의료시설의 운영을 위탁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