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자살 고교생 마지막 남긴 말은… “물 좀 줘”

경산 자살 고교생 마지막 남긴 말은… “물 좀 줘”

기사승인 2013-03-13 23:14:00
[쿠키 사회] 지난 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투신자살한 고교생 최모(15)군이 삶의 마지막 순간 “물 좀 줘”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연합뉴스가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최군 가족은 경찰이 수사를 위해 가져간 원본 대신 복사본 유서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가족은 “학교폭력이 더 이상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며 연합뉴스 취재진에 처음으로 유서를 제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다음은 유서 전문(해석이 불가능한 부분만 제외)

엄마 오늘 못 들어가서 미안해. 아빠한테도.

누나한테두 미안해. 가족들이 이 종이를 볼 때 쯤이면 내가 죽고나서 일꺼야..

미안하다고 직접 말로 전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아마 내가 죽으면은 가족들이 제일 힘들어(하겠지)

엄마 아빠 누나 내가 이렇게 못나서 미안해.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내가 덜렁거려서 물건도 잘 못 챙기고.

그래서 내 폰도 몇 번씩 고장내고 또 잃어버리고.

학용품도 잘 못 챙겨서 자주 잃어 내가 이럴때 마다 미웠을거야.

하지만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

공부도 못한 이 막내 00이가 먼저 죽어서 미안하고 나는 정말 이렇게 살아갈 날 많이 남아 있고 또 미래가 이렇게 많은데 먼저 죽어서 미안해.

그리고 내가 죽는 이유를 지금부터 말할께요.

경찰 아저씨들 내가 이때까지 괴롭힘 받았던 얘기를 여기다 적을게요.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백퍼센트 못 잡아내요.

반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여러가지 시설들이 CCTV가 안 달려 있거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괴롭힘은 주로 그런데서 받죠.

2011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괴롭혀 왔던 애들을 적겠습니다.

ㅇㅇ고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인지 모르겠지만 작년까지 ㅇㅇ중에 있던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 ㅇㅇㅇ.

주로 CCTV 없는데나 사각진대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것 이런데서 맞습니다.

다들 돈이 없어서 설치 또는 교체를 못했다 나는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은 폭력, 금품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빵셔틀 등등.

이 중 내가 당한 것은 물리적 폭력, 조금이지만 금품갈취(특히 ㅇㅇㅇ), 언어폭력 등등.

이 학교폭력을 없앨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 혹은 설치 안 되있는 것도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 설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고여 하지만 사랑해♡

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 좀 줘.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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