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車보험 ‘승승장구’… 점유율 30% 돌파 ‘눈앞’

온라인車보험 ‘승승장구’… 점유율 30% 돌파 ‘눈앞’

기사승인 2013-04-01 10:30:01
LIG손보 오늘부터 온라인차보험 판매 돌입, 대형사 각축장으로 재개편… 전통 강자 악사, 더케이 고전 전망

[쿠키 경제] 온라인차보험이 출시 13년 만에 점유율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상품을 찾고,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온라인차보험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라인차보험 시장은 급성장을 계속하면서 2월말 현재 수입보험료 3조2000억원, 월간 시장점유율 29.4%를 기록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4월에는 30%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온라인자동차보험은 2001년 시장점유율 0.4%수준에 불과했지만 2005년 10.3%, 도입 10년만인 2010년에는 22.2%까지 상승했고, 2013년 마침내 점유율 30%를 돌파를 앞두고 있다. 운전자 3명 중 1명꼴로 온라인차보험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끝을 알 수 없는 경기침체로 운전자들이 저렴한 자동차보험을 찾고 있다. 자연스럽게 15~20% 저렴한 온라인차보험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과 친숙한 젊은 고객층이 오프라인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대체재가 많아 고객들의 가격 탄력성이 높다. 오프라인과 서비스 차이도 없어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고객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오프라인 채널 위주 영업을 해왔던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대형 손보사의 온라인차보험 강화는 온라인차보험 시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면채널의 반대로 온라인차보험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LIG손보까지 과감히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오늘(1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했으며, 삼성화재도 CM채널(인터넷)로만 영업했던 것을 조만간 TM채널(전화)까지 영역을 확대해 선두 진입을 노리고 있다.

현재 온라인차보험 시장점유율은 동부화재가 20.9%로 가장 높고 삼성화재(15.2%), 악사다이렉트(14.7%), 하이카다이렉트(11.1%), 롯데손보(9.1%)순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이 브랜드 파워와 강력한 마케팅으로 온라인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가 TM채널까지 진출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라며 “중소형 손보사들도 적극적인 온라인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갈수록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전업사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이렇게 대형손보사의 공격적인 온라인화 정책에 온라인 전업사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전통적으로 악사다이렉트, 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손보 등 온라인 전업사가 우세를 보였던 온라인 시장에서 지난해 초부터 대형 손보사인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전업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특히 오늘부터 LIG손보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대기업 각축장으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분위기는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마이너스 1.6% 성장을 기록했고, 악사다이렉트는 3% 성장에 그쳤다. 이마저도 에르고다음을 인수하면서 일부 계약이 실적으로 잡히면서 조금 상승했을 뿐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하이카다이렉트만 7% 성장해 체면을 세웠다.

최근 손해율 안정화로 인해 그나마 수익구조가 나아졌지만 자동차보험은 외부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손해율이 언제 또 올라갈지 모른다. 또한 손해율 안정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이 있어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러나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으로 인한 손실을 장기보험이나 일반보험 등 다른 상품을 통해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온라인 전업사는 오로지 만기 적자 형태인 자동차보험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영향에 늘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상황에 악사다이렉트, 에르고다음 등도 종합손보사를 표방하며 일반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온라인 조직만으로 장기보험을 판다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적 또한 미미하다.

특히 대형사의 온라인차보험 장악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악사다이렉트의 에르고다음 인수는 자충수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악사다이렉트는 지난해 5월 에르고다음을 치열한 경쟁 끝에 인수했지만 결국 시너지 효과를 이루지 못한 채 재매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달 악사그룹은 에르고다음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받는다는 내부 공문을 보냈다. 이미 많은 주요 인력이 회사를 떠난 시점에 이 같은 조직 내 구조조정 움직임이 불자 업계에서는 재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에르고다음 관계자는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는 정상적인 회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하다. 특히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선릉역 본사 사옥이전도 추진했지만 악사에서 별 다른 자금 지원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현재 에르고다음은 올해 1월 1일부터 자동차보험 영업을 중단하는 한편, 만기가 도래한 계약의 갱신도 중단한 상태다.

온라인차보험 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악사가 대형사의 진입으로 점유율이 떨어지자 무리한 인수를 통해 실적을 만회 하려다 오히려 회사 건전성만 훼손시키는 결과만 낳은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전통적인 대면채널 설계사의 반발로 온라인자동차보험 강화에 눈치를 봤지만 어느 정도 서로간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온라인차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온라인 전업사는 가격적인 부분으로 승부를 내야하지만 자금, 서비스 능력 등 여건은 녹록치 않다. 자연스럽게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김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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