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프로야구 광고 경쟁… "750만 관중을 잡아라""

"보험사, 프로야구 광고 경쟁… "750만 관중을 잡아라""

기사승인 2013-04-02 09:06:00
[쿠키 경제] 보험사의 프로야구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7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국민스포츠로 등극한 프로야구가 광고시장 신흥 블루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긴 겨울잠을 깨고 마침내 ‘2013 한국 프로야구’가 삼성-두산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사상 최초로 9구단 체제로 운영돼 더욱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번 시즌 75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는 이미 우리나라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뒀지만 개막 초반부터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흥행 성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렇게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 매김하면서 치열한 순위경쟁 만큼이나 기업들의 광고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각 구단 유니폼과 경기장 구석구석에 기업 광고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이 바로 보험사다. 선수들 유니폼, 헬멧, 모자 그리고 본부석 백보드, 덕아웃 벽면 등을 대부분 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TV 중계 때 노출이 가장 잦은 본부석 광고보드는 ‘보험업계가 전세 냈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먼저 모기업에 야구팀이 있는 계열사들의 광고가 적극적이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라이온즈는 같은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유니폼, 헬멧, 모자, 본부석 광고보드 등에 로고를 심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한화이글스, 롯데자이언츠도 같은 계열사인 한화생명, 한화손보, 롯데손보 광고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모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그룹사명이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다. 같은 사명을 가진 계열사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단순 광고가 아닌 스폰서일 경우 야구 구단에서 일정 정도의 입장권이 제공돼 고객판촉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기업에 야구단이 없는 보험사도 프로야구 마케팅이 한창이다.

먼저 현대해상은 과거 모기업이 운영하던 현대유니콘스가 있어 유니폼 등에 광고를 했지만 계열분리와 재정악화로 현대유니콘스가 해체되면서 후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후임 격인 넥센히어로즈가 창단하자 헬멧, 경기장 등에 새롭게 광고 하고 있다.

신한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 우리아비바생명 등도 유니폼, 헬멧, 경기장 등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게다가 신협보험, 새마을금고보험 등도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은 과거 현대유니콘스가 재정 위기에 처했을 때 인수를 계획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이렇게 오너의 관심에 따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이러한 프로야구 마케팅은 다양한 팬들로 구성된 프로야구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지난해 700만 관중을 돌파한 한국 프로야구는 아저씨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이처럼 다양한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는 보험사의 경영전략과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현재 모든 보험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과거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잡았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태아보험부터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보장성보험까지 모든 연령층을 타깃으로 아이부터 노인까지 온 세대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와 닮아 있다. 과거 프로야구는 소위 아저씨들의 전유물이었다. 온갖 고성이 난무하고, 술병이 날아다니며 험악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여성들은 야구장을 멀리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야구 수준이 높아지고 국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많은 여성들과 아이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기장으로 발길을 옮겨 관람 문화도 가족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제는 더 이상 야구장에서 술 마시고 행패부리는 관람객은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온 가족이 즐기는 스포츠 문화로 프로야구가 자리 잡으면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자연스럽게 회사 이름을 친숙하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보이는 보험업계가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에는 프로야구 전경기를 TV중계 할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3시간이 넘는 경기 내내 TV를 통해 자사 광고가 노출돼 광고주들이 선호한다”며 “특히 보험사는 이미지 경영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프로야구 광고시장은 보험사 입장에서 가장 입맛에 맞는 시장인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스포츠 마케팅은 효과는 좋지만 광고하는 팀, 선수의 성적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위험부담은 어느 정도 안고 있다”며 “광고하는 구단의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게 가장 큰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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