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된지 한달, 시각장애인 교사 이우호씨 "일상이 감동""

"교사 된지 한달, 시각장애인 교사 이우호씨 "일상이 감동""

기사승인 2013-04-18 16:33:01

[쿠키 사회] 1급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대구지역 최초로 2013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우호(39) 교사가 대구 경북여고에서 꿈에 그리던 진짜 선생님이 된지 한달이 지났다. 그는 18일 교사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상이 감격이다”며 행복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교사가 처음부터 앞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이씨는 20대 초부터 망막 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기 시작해 24세 때인 1998년 시력을 완전히 잃고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그는 1999년 재활훈련을 위해 들어간 특수학교에서 영어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특수학교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선생님의 열정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의 학교생활은 시작부터 감동이었다. 이 교사는 “입학식 날 1학년 교과를 맡는다고 했을 때 2, 3학년생들이 실망하는 소리를 듣고 몹시 감격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학년 영어 듣기 수업을 맡고 있다. 1학년 12개 반의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당 1시간씩 수업을 한다. 방과 후 보충수업 4시간까지 포함하면 1주일에 16시간의 수업을 맡는다. 또 영자 신문 동아리를 다른 교사와 함께 이끌고 있다.

이 교사는 “수업은 음성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교재·교구 정리, 칠판 지우기, 이동 등을 돕는 자발적 학생 도우미 80여명이 각 반에 있어 어려움은 없다”며 “교무를 지원하는 업무 보조원은 물론 동료교사들도 수업시간에 자주 들러 든든하다”고 말했다. 다만 “점심시간 후 5교시에 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웃었다.

이 교사는 “의사가 돼 내 눈을 고쳐주고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동등하게 보라는 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한 제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배워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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