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작은 사치’…소품에서 먹거리 문화까지 확산

불황엔 ‘작은 사치’…소품에서 먹거리 문화까지 확산

기사승인 2013-07-01 17: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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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분당에 살고 있는 주부 강선경(38)씨는 주말이면 남편과 강남으로 나들이를 온다. 강남에 몰려있는 프리미엄 식품관에 들러 그곳에 입점한 유명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유명 식재료를 구입하는 게 강씨의 나들이 코스다.

강씨는 “예전엔 백화점이 쇼핑을 즐기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식품관이 우선”이라며 “불황에 고가 명품에 돈을 쓰지 못하는 아쉬움을 고급스러운 먹거리로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과 화장품 등의 분야에만 적용됐던 불황 속 ‘작은 사치’ 트렌드가 먹거리 문화까지 확산되고 있다. ‘작은 사치’는 가격 부담이 적은 소품에서 명품이 주는 최대한의 만족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소비 형태를 뜻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식품관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관의 특징은 유명 맛집과 고급스런 식재료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연도별 식품관 매출 신장률이 2011년 10%, 2012년 16%, 2013년 1분기 17%를 기록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은 5%미만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힐링(치유)푸드관’를 개설했다. 올 가을정기 매장개편에선 로컬푸드관을 확대 운영키로 결정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단골 고객이 백화점을 방문했을 때 쓰는 총 구매금액이 식품관을 찾지 않는 고객의 2.3배”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점 딘앤델루카는 야생화 벌꿀부터 태평양 해수로 만든 소금까지 고급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고 갤러리아백화점의 식품관은 텃밭형 쇼케이스를 통해 고객이 즉석에서 뿌리째로 구입하거나 잎사귀만 커팅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권에 몰려있던 프리미엄 식품관들은 다른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선보였던 국내 1세대 프리미엄 식품관인 ‘스타슈퍼’는 지난달 28일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에 문을 열었다. AK플라자는 지난 5월 수원점에 총 2937m²(약 890평) 규모의 프리미엄 식품관 AK푸드홀을 오픈했다.

갤러리아의 고메이494는 마켓(Grocery)과 식음시설(Restaurant)를 합성한 ‘그로서란트’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갤러리아는 유명 맛 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동종업계 대비 현격히 낮은 수수료를 적용했고 매장 구성에 필요한 인테리어비를 지원했다. 특히 식재료가 떨어지면 백화점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판매를 종료하는 ‘솔드아웃제’를 도입했다. 맛 집 주말 좌석회전율은 20회전을 기록하고 있다.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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