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의 눈썰미가 대형 인질 사건 막았다

택시기사의 눈썰미가 대형 인질 사건 막았다

기사승인 2013-07-08 15:22:01
[쿠키 사회] 택시 기사의 예리한 눈썰미가 인질 강도 사건을 막았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8일 해운대 고급 주택가에서 렌터카에 흉기를 싣고 다니며 부유층 여성을 상대로 인질강도 범행을 계획한 혐의로 A(34)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전날 한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A씨의 차량을 추적했다. 차량의 뒷번호판이 2개가 겹쳐 달려 있는 차량이 시내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범죄의 냄새’를 느낀 경찰은 긴급 출동해 8일 새벽 2시쯤 차량을 잡았다.

운전자 A씨는 번호판을 2개 단 것만 시인할 뿐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차량을 뒤졌다. 경찰도 놀랐다. 수면유도제와 포승줄, 수갑, 흉기 등이 차 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계획을 집중 추궁했으나 A씨는 부인했다.

이 때 더 이상 발뺌할 수 없는 증거가 나왔다. A씨의 수첩에서 인질을 붙잡은 뒤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법, 인질 가족을 접선 장소로 유도하는 경로 등 범죄 계획을 자세하게 적어 놓은 메모가 발견된 것이다. A씨는 범행 계획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영어교습소를 운영했던 A씨는 4000만원가량의 빚을 지게 되자 부유층이 사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20∼30대 젊은 여성을 상대로 인질 강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는 경찰에서 “여러 차례 납치 기회가 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범행을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부산경찰청은 이 사건을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하마터면 큰 사건이 터질 뻔 했다”며 “택시기사님 날카로운 눈썰미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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