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아저씨 아무데나 가요, 내 감정에 솔직했다” 트로트 신예 이지민

[쿠키 人터뷰] “아저씨 아무데나 가요, 내 감정에 솔직했다” 트로트 신예 이지민

기사승인 2013-10-04 17:44:01


[인터뷰] “아저씨 아무데나 드라이브 한번 가요, 산이든 바다든 난 아무데나 좋아 좋아요”.

88년생 신예 트로트 가수 이지민의 타이틀 곡 ‘붕붕붕’의 가사다. 다소 어린 나이에 성숙한 가사, '트로트‘라는 장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깨부술만한 세련된 멜로디. 묘한 조합이었다.

연예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편안한 차림으로 찾아온 가수 이지민은 단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오목조목 어여쁜 이목구비의 이지민은 조곤조곤한 어조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어린 나이에 미묘하게 성숙한 가사가 어렵지 않았나.

이해하기 힘들었다. 작곡가님이 가사도 직접 다 썼는데 한 자리에서 바로 떠올라서 고민없이 썼다고 하더라. 여자다보니 더 이해가 안갔는데, 부르고 나서 보니 오히려 더 가사가 애틋하기도 하더라. ‘남자의 로망’에 가까운 가사지만, 녹음할 때는 오히려 부끄럽지는 않았다. 내 감정에 솔직하게 녹음했다."

-주변 반응은.

나쁘지는 않았다. 흔히 생각하는 트로트 멜로디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사에 많이 집중하지는 않더라. 일부러 트로트 창법이 아닌 가요 창법으로 불렀다. 가사가 과하다 보니 감정이 과하면 노래가 지나치게 무거워진다."

-나이가 어린데 트로트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저 진로를 결정한 것 뿐이다. 아버지가 CD를 제작하는 공장을 했고, 덕분에 노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물론 아버지가 내 일을 찬성한 건 아니었다. 예전에는 굉장히 반대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놀림감에 가까운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그런 아버지의 의견에 방패막이가 돼주었고, 지금은 두분 다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실제 연애를 한 경험이 있나. 절절한 연애 말이다.

가사처럼 절절한 연애를 해본 적은 없다. 평소 예민한 성격이라 우울한 면도 있다. 그러나 이왕 우울할 바엔 그 감정을 차라리 즐기자고 생각해, 우울함에 푹 젖어있는 상황을 즐긴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같은 때를 좋아한다. 비오는 날 무작정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경험, 한번쯤 있지 않은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아는 것 같다(웃음)."

-감수성이 풍부한 성격인 것 같다.

감수성 뿐만 아니라 성격도 예민하다. 감정이 널을 뛴다고 해야 할까? 기분 좋을때는 한없이 좋은데, 나쁠 때는 한없이 가라앉는다. 음악에 따라기분이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즐거운 음악 들으면 즐겁고, 무거운 음악 들으면 기분이 무겁다. 덕분에 자주 아프기도 한다. 성격이 그렇다보니 위장병 같은 것도 있다. 예민해지면 잘 못 먹는다. 대신 살은 잘 안 쪄서 좋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웃음)."

-의외로 흔한 이름인데 본명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엄마 태몽이 에메랄드였는데, 작명소에서 지어 온 이름에는 옥돌 민이 들어가서 이 이름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사실 처음에는 나도 예명 같은 걸 고려했다. 이지민이라는 이름이 좀 흔한 감도 있지 않나. 동명이인 방송인이 많기도 하다. 그래서 누가 봐도 트로트 가수 같은 이름을 지어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한테 맞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싶었다. 신기한 이름으로 특별하게 생각되는 것보다는 내 이름으로 편하게 불러 주시기를 원한다."

-앞으로 목표는.

연예인에게는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지 않나. 그러나 트로트 가수들에게는 그런 타이틀이 많이 안 붙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접근성이 좋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 친근하고 편안한 ‘국민 여동생’ 어떤가. 트로트 장르 안에서 ‘이지민’이라는 네임밸류를 만들어 보고 싶다. 장윤정 선배가 장윤정이란 이름 자체로 일종의 브랜드가 된 것처럼."

실제로 이지민은 차근차근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길을 밟고 있었다. 최근 아이돌이 난무하는 음악방송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며 당당하게 트로트 장르를 알리고 있다. 4일 오후 방송되는 KBS ‘뮤직뱅크’를 비롯해 각종 무대에서 트로트 가수로서 오롯이 서는 이지민의 추후 행보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사진=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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